
미국 상원이 역대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종식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이 당파적 입장에서 벗어나 공화당과 협력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상원은 단기 지출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첫 단계인 절차 표결을 실시해 찬성 60표, 반대 40표로 통과시켰다. 이제 법안이 상원 본회의를 거친 뒤 하원을 통과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받으면 미국 역사상 최장 기록을 쓴 셧다운은 공식 종료된다.
돌파구는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이 셧다운 종식을 위해 공화당과 협력하기로 하면서 마련됐다. 딕 더빈, 캐서린 코르테스 매스토, 존 페터먼, 매기 하산, 진 섀힌, 팀 케인, 재키 로즌, 앵거스 킹 등 총 8명 의원이 민주당 지도부의 뜻에서 이탈해 가결에 표를 던졌다.
이번 합의안은 농무부와 보훈부, 의회 운영 등에 대해선 연간 예산을 배정하고 나머지 기관에 대해선 내년 1월30일까지 임시 예산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을 계기로 추진한 수천 명 규모의 연방 공무원 해고를 철회하고 1월30일까지 추가 해고를 금지하는 조항도 담겼다.
그러나 가장 큰 쟁점이었던 건강보험개혁법(ACA·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 연장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공화당은 오는 12월에 관련 법안을 상원 표결에 부치겠다고 약속했다.
외신은 미국이 셧다운 종료를 향하고 있다면서도 실제 종식까진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봤다. 상원 예산안 토론 과정에서 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하며 절차를 지연시킬 수 있단 지적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법안에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 연장이 포함되지 않은 점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상원에서 정부 재개 조치에 대한 최종 통과가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다"면서도 10일 통과시켜 하원에 즉시 표결을 요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9월30일까지 여야 대치 속에 임시예산안 처리가 불발되면서 10월1일부터 셧다운에 돌입했다. 5일부로 종전 최장 기록을 뛰어넘어 역대 최장 기록을 매일 경신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셧다운 종료에 매우 가까이 다가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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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 종료 기대감에 뉴욕증시 주가지수 선물은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아시아 증시도 상승했다. 셧다운 종료는 정부의 고용 및 물가 지표 발표로 이어져 연준의 금리 정책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싱가포르 삭소마켓의 차루 차나나 수석 투자전략가는 "협상 타결 기대감이 투자자 신뢰를 높이고 주식 및 위험 자산으로 자금 회전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예산안이 공식적으로 통과되기 전까지는 변동성이 높게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셧다운 사태는 미국 경제에 주당 150억달러(약 20조원)의 손실을 입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의회예산국(CBO)은 셧다운이 11월 중순까지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분기별 연율 성장률을 1.5%포인트가량 낮출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