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은 눈부신 경제적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동시에 충격적인 불균형에 흔들리고 있다. 대만은 물가를 감안한 1인당 소득(PPP)이 호주, 독일, 일본보다 높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들 가운데 하나지만, 이코노미스트의 빅맥 지수에 따르면 통화가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경제이기도 하다. 대만 경제는 질주하고 있지만, 난장판 같은 조정을 겪을 위험도 안고 있다. 경제 운영이 진퇴양난의 '셰익스피어식 딜레마'를 자주 수반하는 일은 아니지만, 대만이 맞닥뜨린 난제는 실로 고통스럽다. 대만 중앙은행(CBC)은 나라를 이렇게 부유하게 만든 정책을 쉽게 포기하기 어렵지만, 그 정책을 고수하는 것 역시 분명 지속가능하지 않다.
겉으로는, 들려오는 소식들이 모두 좋다. 세계는 TSMC와 다른 현지 업체들이 만들 수 있는 속도만큼 대만산 반도체를 쓸어 담고 있다. 반도체와 서버 수출은 지난 5년 동안 300% 폭등했으며, 그 이전부터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이 급증은 천문학적인 무역흑자를 낳았다. 10월 대만의 월간 상품무역 흑자는 226억 달러(연율 기준 GDP의 3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적 소득 흐름과 무역수지를 포함한 경상수지 흑자도 올해 들어 GDP의 16%까지 불어나 2010년대의 10%에서 크게 늘었다.
대개 한 나라의 수출이 급증하면, 그 나라의 통화는 강세를 보이기 마련이다. 외국인이 그 나라 상품을 사기 위해 더 많은 현지 통화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경제에 해를 끼칠 수 있다. 1970년대 이코노미스트는 네덜란드에서 천연가스 수출 호황으로 네덜란드의 통화인 길더화가 절상되어 다른 네덜란드 상품이 외국인에게 더 비싸지며 비가스 부문의 경제가 타격을 받은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네덜란드병"이라는 표현을 만들어냈다.
수십 년 동안 대만이 수출 중심 방식으로 번영을 이루는 동안, 대만 중앙은행은 현지 통화 가치를 억제해 이런 상황을 피하려 해왔다. 실제로 대만 달러를 대량 발행해 팔고, 그 대가로 미국 달러를 사들였다. 이는 대만 수출품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동시에 큰 왜곡을 초래했다. 대만의 경상수지 흑자는 비대해졌고, 외환보유액은 쌓여갔으며, 집값은 급등했다. 이러한 불균형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꾸준히 확대되어 왔으며, 현재는 유사한 다른 경제들과 비교해 훨씬 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를 '대만병' 혹은 '포르모사 독감'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즉,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통화 가치를 억누르려고 노력할 때 나타나는 우려스러운 경제적 긴장이다. 이 증세는 치명적이지는 않더라도, 치료 없이 나아질 가능성은 분명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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