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통째로 삽니다"… MS·아마존·구글 '에너지 사재기'

"원전 통째로 삽니다"… MS·아마존·구글 '에너지 사재기'

뉴욕=심재현 기자
2026.01.04 06:50

[신년기획 - 일렉코노미(Eleconomy)]<상편>⑥

[편집자주] AI(정보기술)가 세계 기술 패권을 재편한다. 탄소중립은 산업과 생활 전반을 뒤흔든다. 두 흐름의 출발은 달랐지만 결국 '전기(Electricity)'라는 한 지점에서 만난다. 수요는 폭발하는데 공급은 제한적이다. 이 '전력의 역설'이 'AI-전력-자본'의 3각축을 불러왔다. '일렉코노미(Eleconomy)'다. 일렉코노미 시대, 아름다운 '에너지 믹스'와 '국가 전략'을 고민해본다.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잡아먹는 전력이 국가 전체 사용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글로벌 빅테크의 생존 방식도 달라졌다. 전기를 사 쓰는 단계를 지났다. 아예 발전소를 통째로 확보하는 '에너지 사투'다.

가장 파격적인 곳은 마이크로소프트(MS)다. 1979년 핵연료봉 사고로 멈췄던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를 재가동한다. 소유주인 컨스텔레이션 에너지가 2027년까지 원전을 되살리면 MS가 20년 동안 생산 전력을 독점 구매한다. AI 패권을 위해 죽은 원전까지 부활시킨 셈이다.

아마존은 '직거래' 전략을 택했다. 지난해 3월 탈렌 에너지로부터 원전과 직결된 데이터센터 부지를 6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에 사들였다. 복잡한 공공 전력망을 거치지 않고 원전 전기를 전용선으로 곧바로 끌어 쓰겠다는 구상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최고경영자)는 미래 에너지를 직접 키운다.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에 3억7500만달러(약 5000억원)를 개인 투자했다. 소형 모듈 원전(SMR) 업체 '오클로'의 상장도 주도하며 이사회 의장직을 맡았다.

빅테크들의 '에너지 사재기'는 국가 전력 지도까지 흔든다. 아마존과 구글이 선점한 버지니아, 텍사스 등으로 부하가 쏠린다. 노후 송전망의 과부하 리스크는 이제 국가적 관리 대상이다.

IMF(국제통화기금)는 5년 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러시아·일본 등 주요국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센터 자체가 중국, 미국에 이은 '세계 3위 전력 소비국'이 되는 격이다.

월가의 한 인프라 분석가는 "과거 테크 기업들의 핵심 자산이 지적재산권(IP)이었다면 앞으로는 얼마나 많은 기가와트(GW)급 전력 라인을 소유했느냐가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심재현 기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