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전쟁 곧 끝" 모국어로는 "계속될 것"...네타냐후, 왜 그랬나

영어로 "전쟁 곧 끝" 모국어로는 "계속될 것"...네타냐후, 왜 그랬나

김종훈 기자
2026.03.21 06:01

[미국-이란 전쟁]히브리어 성명엔 보수세력 고려…영어로는 글로벌 여론 의식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9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AP=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9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AP=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란 전쟁 종료 시점에 관해 히브리어로는 "전쟁은 필요한 만큼 계속될 것"이라고 한 반면, 영어로는 "생각보다 빨리 끝날 것으로 본다"고 발언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기 전 히브리어 성명을 내고 "전쟁은 필요한 만큼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영어로 된 입장문에서는 "전쟁이 사람들 생각보다 훨씬 빨리 끝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처럼 상충되는 듯한 발언은 국내외 여론을 모두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전쟁 전까지만 해도 이스라엘 총리 최초로 부패 혐의를 받아 기소되는 등 정치 위기를 겪고 있었다.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기습 사건 이후 네타냐후 총리는 전시 상황을 이유로 정치 생명을 이어오고 있다. 극우세력의 연정이 없으면 실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 히브리어로 "전쟁은 필요한 만큼 계속될 것"이라고 한 것은 극우 세력 여론 관리를 위한 것일 수 있다. 반면 영어로 반대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것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국제유가 우려와 서방 세계의 불만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전쟁에서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가 이미 갈라졌다고 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현재 베네수엘라를 임시로 이끌고 있는 델시 로드리게스처럼 미국이 관리할 수 있는 인물에 이란 정권을 맡기고 발을 빼기를 바란다는 것. 그러나 이스라엘은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이란을 완전 무력화할 때까지 전쟁을 멈추지 않을 공산이 크다.

중동 국가들에게도 극단주의 무장단체를 지원하며 갈등 원인을 제공한 이란은 골칫거리다. 앞서 서방 언론들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트럼프 행정부에게 이란 선제 타격을 권유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공습에 보복한다는 이유로 이란 공습을 받은 주변 중동 국가들도 이란의 완전 무력화를 바라는 입장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앞서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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