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패권 경쟁 본격화…민간이 돈 푸는 美 vs 정부가 돕는 中

로봇 패권 경쟁 본격화…민간이 돈 푸는 美 vs 정부가 돕는 中

왕양 기자, 안재용 기자
2026.04.12 06:00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 미중 로봇 패권 경쟁

[편집자주] 트럼프 2기 출범, AI의 발달, 기후변화 등 글로벌 사회의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는 매주 일요일 오전, 깊이 있는 시각과 예리한 분석으로 불확실성 커진 세상을 헤쳐나갈 지혜를 전달합니다.
은하통용로봇의 중장비 로봇/사진=은하통용로봇 홈페이지
은하통용로봇의 중장비 로봇/사진=은하통용로봇 홈페이지

미국과 중국이 로봇 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로봇 산업에서도 기술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다만 양국의 투자 방식은 차이가 크다. 로봇 산업에 흘러드는 양국의 자금 흐름의 차이가 향후 로봇 산업의 모습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중국 로봇 산업 분야 데이터베이스 구축 전문기업 리더즈쿠에 따르면 2025년 중국 로봇 산업 분야의 투자 건수는 총 576건에 달한다. 규모는 500억 위안(약 9조 5000억 원 수준)을 돌파했다. 지난달 11일 미국 벤처 캐피털인 F-Prime이 발표한 '2026 로봇 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로봇 산업 총투자 규모는 약 1174억 위안이다. 전체 투자 건수는 40여 건 수준으로 나타났다. 양국 모두 투자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분산형 투자'vs '집중형 투자'

중국은 '분산형 투자'라는 특징을 보인다. 자본이 산업 전반에 걸쳐 폭넓게 배분되는 구조다. 핵심 부품 기술 확보와 산업 현장 적용에 대한 투자가 동시에 강화되는 양상이다.

투자가 가장 활발한 분야는 핵심 부품 분야로 2025년 기준 114건이 투자됐다. 체화형 인공지능 분야는 94건,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는 90건이 투자됐다. 구체적으로는 3D 비전, 라이다, 고성능 토크 센서, 정밀 하모닉 감속기 등 이른바 '신(新) 핵심' 기술 영역으로 투자의 축이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산업용, 서비스용, 특수 로봇 등 응용 분야에 대한 투자도 적지 않다.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는 총 76건의 투자가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협동 로봇(29%), 실행 부품(18%), 산업 이동 로봇(11%) 등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는 71건의 투자가 발생했으며 배달(23%), 주방(21%), 청소(16%) 등 생활 밀착형 영역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특수 로봇 분야에서도 72건의 투자가 이뤄졌다. 전력 점검, 유·가스 배관 점검, 응급 구조, 폭발물 처리 등 고위험 작업 영역으로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과 국방 로봇을 중심으로 자본이 집중되고 있다.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는 약 3배 성장했다. 현재 미국 자본이 가장 집중되는 핵심 투자 영역으로 평가된다. 2025년에는 다수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이 약 7억 위안 이상의 대형 투자를 유치했다. 그중 Figure AI는 2025년에도 약 70억 위안 이상의 대형 투자 유치가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수요 확대에 힘입어 국방 로봇 분야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해당 분야 투자 규모는 약 2배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BlueHalo는 약 295억 위안 규모로 인수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전쟁, 국경 안보, 무인 정찰 등 다양한 군사·안보 시나리오가 확대되면서 로봇의 핵심 수요로 부상하고 있다. 국방 로봇은 미국 로봇 투자에서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 정부와 군이 핵심 수요자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니트리 로봇이 광산에서 순찰 점검하는 모습/사진=유니트리 홈페이지
유니트리 로봇이 광산에서 순찰 점검하는 모습/사진=유니트리 홈페이지
中 "기술 잠재력" vs 美 "상용화"

중국은 '초기 기술기업 투자'와 '우수 기업 지원'을 병행하는 전략을 취한다. 시드, 엔젤, A라운드가 전체 투자의 약 74%(426건)를 차지하며, 잠재적 유니콘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자본이 투입되고 있다. 이는 원천 기술의 가치를 높게 보기 때문이다.

동시에 우수 기업에 대해서도 연간 1억 위안 이상의 투자가 124건 집행됐다. B라운드 이상 투자 비중은 15%에 달한다.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 집중하는 은하통용로봇은 21억 위안의 투자를 받았다. 캉눠쓰텅은 2025년 약 14억 위안 규모의 D라운드 투자를 마쳤다.

이에 반해 미국은 상용화 여부, 즉 수익 모델 검증을 중요한 기준으로 본다. 이미 상용화 경로를 확보한 기업으로 자금이 쏠린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 투자가 상대적으로 위축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약 3억 6000만 위안 이상의 대형 투자가 상용화 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투자의사 결정 역시 기술 잠재력보다 '상업화 검증 여부'에 크게 좌우된다.

특히 물류, 제조, 국방 등 명확한 수익 모델과 적용 시나리오를 갖춘 기업이 투자 핵심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부 세부 시장, 예를 들어 농업 로봇 분야에서는 기업 도산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캉눠쓰텅 내시경 수술용 로봇/사진=캉눠쓰텅 홈페이지
캉눠쓰텅 내시경 수술용 로봇/사진=캉눠쓰텅 홈페이지
'정부 보조금 + 국유자본 투자' vs '민간 자본 + 안보'

중국은 지방 정부 보조금과 국유 자본 투자를 결합한 '정책 + 자본' 모델을 기반으로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는 정책 지원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휴머노이드 로봇 오픈소스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표준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국가 인공지능 산업 투자 펀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지방 정부와 국유 자본의 참여도 두드러진다. 중국 광시는 로봇 프로젝트에 대해 고정자산 투자액의 최대 10%를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베이징은 국유 자본 플랫폼을 통해 3년간 60회 이상의 로봇 분야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또 광둥은 약 262억 위안 규모의 '제조업 고도화' 관련 자금을 조성해 AI 및 로봇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민간 자본 중심 구조 속에서 군과 정부의 수요가 핵심 시장 역할을 하는 '민간 자본 + 국방 수요' 모델을 유지하고 있다. 정책 개입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며, 직접적인 보조금보다는 시장 메커니즘과 수요 기반 투자 구조가 중심이다. 한편으로는 미국 전쟁부를 중심으로 한 조달 수요가 산업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로봇·자율 시스템은 최근 군사 현대화 전략의 핵심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양국 모두 로봇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왕자웨이 제나청 컨설팅 창립자는 지난달 27일 상하이에서 열린 코통 로봇 산업 생태 포럼에서 "2026년 3월 기준 로봇 세부 분야에서 이미 190건 이상의 투자·융자가 완료됐고, 금액은 200억 위안을 초과했다"며 "2025년에 이어 2026년에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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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양 기자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왕양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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