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일본 내 핵무기 반입 금지를 포함한 '비핵 3원칙'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을 언급했다.
19일(현지 시간)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고이즈미 방위상은 전날 방송된 인터넷 방송 '겐론 테레비'에 출연해 비핵 3원칙 재검토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 "논의조차 허용되지 않는 것은 바꿔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앞두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핵무기를 보유·제조·반입하지 않는다는 '비핵 3원칙'에 대한 재검토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비핵 3원칙 재검토 논의 자체를 반대하는 세력을 겨냥해 "지금까지의 원칙을 지키는 일이 먼저고, '진정으로 일본을 지키는 일'은 뒤로 밀려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해서는 일본을 지킬 수 없다"며 안보 환경 변화에 맞춰 핵무기 관련 정책도 논의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국가들의 핵 정책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프랑스가 핵탄두 보유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핀란드가 자국 내 핵무기 반입을 가능하게 하는 법 개정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일본이 비핵 3원칙 재검토를 논의할 경우 주변국이 반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다른 나라의 반응을 의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나라의 반응을 과도하게 신경 썼다면 핵무기 반입을 가능하게 한 핀란드의 결단이 있었겠느냐"고 반문하며 핵무기 반입 문제를 포함한 안보 정책 논의를 정당화했다.
한편 비핵 3원칙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제조하지 않으며, 반입하지 않는다'는 일본의 기본 핵 정책이다. 이 가운데 '반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수정할 경우 미국 핵무기의 일본 배치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 공유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
고이즈미 방위상이 비핵 3원칙의 즉각적인 폐기나 개정을 직접 요구한 것은 아니지만, 핵무기 반입 문제를 금기시하지 말고 공식적인 정책 논의 대상으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