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 "나부터 포기할것"…대통령 특별연금법 고치는 이 나라

현직 대통령 "나부터 포기할것"…대통령 특별연금법 고치는 이 나라

백소희 기자
2026.08.1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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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 전직 대통령 특별연금 폐지 추진

[산호세(코스타리카)=신화/뉴시스]1일 치러진 코스타리카 대통령선거에 승리한 집권당 후보 로라 페르난데스가 수도 산호세에서 승리 축하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26.02.02. /사진=유세진
[산호세(코스타리카)=신화/뉴시스]1일 치러진 코스타리카 대통령선거에 승리한 집권당 후보 로라 페르난데스가 수도 산호세에서 승리 축하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26.02.02. /사진=유세진

로라 페르난데스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에게 지급되는 특별연금 혜택을 폐지하겠다고 나섰다. 자신의 전임자, 미래의 대상자뿐 아니라 본인도 혜택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스페인어권 매체 인포바에 등 외신에 따르면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본인까지 포함해 전직 대통령의 연금 혜택을 폐지하는 '전직 대통령 호화연금 무관용' 법안을 최근 공개하고 의회에 제출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과거의 모든 전직 대통령, 미래의 전직 대통령들, 나 자신을 포함해서 모두에게 적용된다"고 밝혔다.

전직 대통령에게는 월 400만콜론(약 1260만원)의 특별연금이 지급되고 있다. 법안은 전직 대통령들이 특별연금 대신 일반 연금 제도의 규정을 따르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코스타리카 장애·노령·사망(IVM) 제도에 보험료를 납부해온 사람이 이후 4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하더라도 특별연금이 아니라 IVM 제도가 정한 기준에 따른 연금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전직 대통령 특별연금은 지난달까지 누적 54억6900만콜론(약 170억원)이 지급됐다. 코스타리카 전직 대통령 8명 중 7명이 실제로 연금을 받고 있다. 라파엘 앙헬 칼데론 전 대통령은 45세부터 연금을 받기 시작해 9억 7200만콜론(약 30억6000만원) 이상을 받아 누적 수령액이 가장 많았다. 43세부터 연금을 받은 호세 마리아 피게레스 전 대통령이 9억 3600만콜론(약 29억5000만원)을 받아 뒤를 이었다.

최대 세 개의 연금을 동시에 받는 경우도 있었다. 카를로스 알바라도 전 대통령만이 자발적으로 수령을 포기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연금 비용이 결국 국민에게 전가된다"며 "수천 명의 코스타리카 가정은 월 10만콜론(약 31만원) 미만의 연금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이 제도가 실제로 바뀐다. 과거에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지만 의회에서 무산됐다. 역대 코스타리카 의회에서 관련 법안은 최소 네 차례 보류 또는 부결됐다. 페스난데스 대통령 자신도 국가기획부 장관으로 일할 때 전직대통령 특별연금 폐지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대통령연금 필요→폐지, 입장 번복…지지율 74%

이 같은 발표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연금 폐지에 반대한 지 이틀 만에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그는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전직 대통령 연금은 국가 최고 직위를 수행한 데 대한 '인정'을 의미하는 것이지 일반적인 은퇴연금으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며 전직 대통령 연금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변 안전, 노동시장 재진입 어려움 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여론을 의식한 듯 12일 특별연금 폐지로 방향을 바꿨다. 그는 "혐오스러운 연금 지급을 끝내기 위한 투쟁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다"며 "이번 결정에 대해 언제든 책임을 추궁받을 수 있고 어떤 평가를 받아도 괜찮지만, 원칙에 어긋나거나 언행이 불일치한다는 지적만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오는 19일 법안의 세부 시행 계획을 공개할 전망이다.

우파 국민주권당 소속으로 지난 5월 취임한 그는 마약 범죄를 소탕하겠다는 공약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었다. 취임 100일을 맞아 17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74.7%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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