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 3대 의혹…트레이더는 희생양?

SG 3대 의혹…트레이더는 희생양?

유일한 기자
2008.01.27 18:16

[SG 빅히트](종합)

프랑스 소시에떼 제네랄(SG)에 금융사상 최악의 손실을 안겨줬다는 혐의

를 받고 지난주 토요일 경찰에 전격 구속된 트레이더 제롬 케르비엘. 그는 정말 단독으로 사고를 쳐 회사에게 49억 유로(72억달러)라는 손해를 끼친 것일까. SG측은 그가 한때 500억유로에 달하는 포지션을 보유했다고 밝히고 있다. 서열이 높지도 않은 트레이더 혼자서 어떻게 이런 매매가 가능했던 것일까.

SG는 이번 사고로 경쟁사에 인수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증시도 막대한 영향을 받았다. 경찰 구속에도 불구 케르비엘 사기에 대한 의혹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의혹은 천문학적인 거래와 손해를 트레이더 혼자서 만들었다는 데서 출발한다. 가뜩이나 케르비엘은 평소 범죄행위와 거리가 먼 평범한 샐러리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출세욕이 남다르지도 않았다. 그런 그가 갑자기 전세계의 이목을 한꺼번에 받는 사기꾼으로 전락했다. 구글 검색 순위 26위에 오르기도 했다. 외신들은 이번 사기 사건의 배후에 누군가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수차례 언급했다.

◇1. 72억달러 손실은 어떻게 가능한가=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자 렉스 칼럼에서 케르비엘 혼자서 49억유로(72억달러)의 손실을 입게된 상황을 드러난 사실을 토대로 추정했다. 그의 일은 주식 선물과 현물과의 작은 차이를 이용하는 아비트리지인 것으로 짐작됐다.

새해들어 7일이 지난 어느날 그는 독일과 프랑스 그리고 유로스톡스50 지수에 연이어 베팅을 했다. 케르비엘은 평소처럼 선물 계약에 투자했다. 그러나 지수선물을 매도하거나 장외에서 특정 투자자와 파생계약을 하는 식의 헤지를 하지 않았다.

회사측에서 며칠 지난 후 반대로 한참 나간 케르비엘의 포지션을 발견했을 때 이미 유로스톡스50 지수 등은 7%의 누적 하락률을 기록했다. 선물 매수 계약은 지수가 급락하면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SG측은 당시 문제의 포지션은 15억에서 20억 유로 정도의 손실을 입었다고 제시했다. FT는 210억에서 290억유로 상당의 포지션에서 이같은 손실이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증거금만 10억유로가 훨씬 넘는다. 전문가들은 천문학적인 수치지만 유동성이 풍부하고 저위험을 즐기는 투자자들에게는 그렇게 대단한 포지션이 아니라고 보았다.

SG의 IB 부문 대표인 장 피에르 무스티어는 케르비엘이 영국 독일 그리고 유로스톡스50지수에서 파생된 선물에 투자한 계약이 금액으로 무려 500억 유로에 달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는 SG의 시가총액보다 많다. 아직 케르비엘의 정확한 포지션과 이 포지션의 청산 과정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2. 트레이더 혼자서 가능한 매매인가= 상식적인 관점에서 평사원 혼자서 이처럼 대담한 규모의 거래가 가능한 것인가하는 의혹이 생긴다. SG는 유럽에서 가장 활발하게 선물거래를 해왔고 누구보다 위험관리에 능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10만달러 안팎의 연봉을 받는 평범한 트레이더가 회사의 시가총액보다 많은 선물 투자를 하는 게 가능할까. 외신들은 회사 임원을 비롯한 내부자의 지원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지원부서인 '백오피스'나 상사의 동의없이 역사적인 사기극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일부에서는 회사의 잘못을 케르비엘이 혼자 뒤집어쓰는 희생양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케르비엘의 '탁월한 능력'을 뒤늦게 부각시키는 관점도 있다. 2000년 입사후 백오피스에서 근무한 경험에다 뛰어난 컴퓨터 기술을 갖춘 그였기에 회사의 통제를 자유자재로 피해가며 매매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자기 계좌의 손실을 은폐하기 있지도 않는 매도포지션을 체결한 것처럼 속인다든지 아니면 매매와 회사 점검과의 시차를 이용해 포지션을 바꾸는 등의 기법은 혀룰 내두를 정도다.

여기에 다른 직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도용해 컴퓨터에 로그인을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으며 야근 근무시 회사 전산시스템을 해킹했다는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케르비엘은 백오피스는 물론 다른 트레이딩 부서 직원들과 비교적 넓은 네트워크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3. 왜 그랬을까= 희대의 사기꾼으로, 악덕(rogue) 트레이더 지존을 지킨 닉 리슨(베어링은행 파산의 주범)은 이제 그 자리를 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리슨을 능가하는 희대의 악덕 트레이더가 등장한 것이다.

연봉 10만달러라는 평범한 정도를 받는 31세의 케르비엘. 그는 왜 그랬을까. SG의 한 간부는 "정말로 믿을 수 없는 사실은 케르비엘이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사고를 내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그는 이번 일로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비공식적으로 2년전 커비엘이 막 트레이딩 데스크로 이동했을 때 가족에게 슬픈 일이 있었는데 여기서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전했다. 커비엘은 또 최근 여자친구와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관계자는 "트레이더 당신이 한번 거대한 푹풍이 휘말리면 중단하는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케르비엘은 시시각각 변이하는 바이러스와 같은 존재였다"고 한탄했다. 크리스찬 노이어 프랑스 은행 총재는 "그는 회사 내부 통제 시스템을 입사 초기부터 접한 경력을 가진 데다 분명히 컴퓨터 천재였다"며 "이런 트레이더라면 이번 사고를 충분히 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케르비엘이 가족과 회사 안팎의 이유로 정신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태에 빠졌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자기가 하는 매매의 심각성을 모르고 마치 게임을 하듯 스스로 도취된 상태에서 사기행각을 벌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SG 사고 일지

-케르비엘 2000년 SG 입사..이후 백오피스 근무

-2005년 트레이딩 부서로 영전

-차익거래 주력하다 1월초 유럽 지수 선물 대량 매입

(지난해부터 부정 매매 착수설)

-1월 둘째주 회사측 최초 감지

(1월7일~18일까지 10일간 손실 14억 유로)

-19일 SG, 케르비엘 상대로 사고 경위 조사..19일 밤 케르비엘 마침내 실토

-20일 아시아 증시 미국 채권 보증업체 수익 악화로 급락

-21일 SG 포지션 청산 시작..20일 유럽증시 폭락

(SG는 사흘에 걸쳐 포지션 청산한 것으로 추정)

-22일 미연준(FRB) 0.75% 금리인하..미증시 선방

-24일 SG 최초 공시..부통 SG 회장 사의 표명, 그러나 이사회 반려

-26일 케르비엘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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