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성제약(2,780원 0%)을 둘러싼 삼촌(이양구 회장)과 조카(나원균 대표)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폭로가 난무하며 주주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다음 달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임시주총)가 경영권의 향방과 회사 안정화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동성제약은 지사제 '정로환'과 염색약 '세븐에이트'로 유명한 중소 제약사다. 1957년 설립 이후 2008년 고(故) 이선균 선대 회장이 별세했고, 3남 1녀 중 막내인 이양구 회장이 회사를 이끌어왔다. 지난해 10월 이 회장이 사임하며 이선규 선대 회장의 외손자인 나원균 전 부회장이 대표로 선임되며 3세 경영이 시작됐다.
경영권 분쟁은 삼촌인 이양구 회장이 지난 4월 보유 지분 368만4838주(14.12%) 전량을 브랜드리팩터링에 매각하며 촉발했다. 총매각 대금은 120억원, 주당 매각단가는 3256원으로 당일 종가(3820원)보다 14.8% 낮은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브랜드리팩터링은 단숨에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양구 회장은 이 계약으로 2년간의 회장직 유지와 주식·경영권 재매입 권리를 보장받았다.

나원균 대표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특히, 5월 7일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며 임시주총 소집 저지를 통한 경영권 사수 전략을 펼쳤다. 법원이 절차 개시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는 채무가 동결되고 임시주총 소집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이양구 회장은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신주상장금지가처분 등 연이은 소송으로 맞불을 놨다. 이 전 회장이 선임한 고찬태 동성제약 감사가 나원균 대표 등 경영진 3명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하는 등 진흙탕 싸움이 이어졌다.
양측의 팽팽한 대립은 '현재 진행형'이다. 현 최대 주주인 브랜드리팩터링은 동성제약 회생 절차가 '경영권 사수용'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주가가 폭락하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매매거래가 정지되는 등 주주와 채권자의 피해가 현실화했다고 나 대표를 직격했다.
브랜드리팩터링 측은 "동성제약은 1688억원의 자산을 보유하면서도 1억원 남짓한 어음을 고의로 부도 처리해 회생을 신청했다"며 "이는 명백히 경영권 방어를 위한 꼼수로 새로운 경영진 체제에서만 회사 정상화와 주주가치 회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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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균 대표측은 이양구 회장이 사임 당시 경영권과 의결권을 전부 위임하기로 해놓고 사전 동의 없이 지분을 3자 매각했다며 '이중 계약' 논란에 불을 지폈다. 아울러 광(光)과민제로 정상 세포는 보호하면서 암세포만을 사멸시키는 핵심 자산 '포노젠'을 개인 사업으로 이전할 수 있는 조건을 계약에 포함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며 반격에 나섰다.

계약서 상에는 이런 포노젠과 화장품 사업 부분을 분사해 직접 인수하거나 제3자에게 이전할 수 있는 권한이 명시됐는데, 향후 이 전 회장이 사유화할 우려가 있다는 게 나원균 대표측의 주장이다. 나 대표측은 "포노젠을 보고 투자한 주주들이 많다. 외부로 유출될 경우 기업과 주주 가치 모두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며 "핵심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유지하고, 법정관리인으로서 회생절차를 빠르고 정확하게 마무리할 적임자는 나 대표"라 말했다.
현재 서울북부지방법원은 브랜드리팩터링의 신청을 받아들여 임시주총을 소집을 허가한 상태다.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주주 권리가 제한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음 달 12일 열릴 임시주총에는 현 경영진의 해임과 새 이사 선임이 안건으로 상정된다. 양측은 지분 확보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다툼이 벌어지면 내부 직원과 주주까지도 피해를 본다"며 "빠른 정상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