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345만원도 포기" 졸업하자마자 '총' 든 19살 공주...입대 속사정은

"월급 345만원도 포기" 졸업하자마자 '총' 든 19살 공주...입대 속사정은

고지운 기자, 김유빈 기자, 김완렬 기자
2026.08.08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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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안보위기에 국방력 강화·국민결속 노린다

(AFP=뉴스1) 윤다정 기자 = 덴마크 왕위 계승 서열 2순위인 이사벨라 공주가 3일(현지시간) 슬라겔세 소재 안트보르스코우 병영의 근위 후사르 연대에 입대하며 미소 짓고 있다. 2026.08.03.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AFP=뉴스1) 윤다정 기자
(AFP=뉴스1) 윤다정 기자 = 덴마크 왕위 계승 서열 2순위인 이사벨라 공주가 3일(현지시간) 슬라겔세 소재 안트보르스코우 병영의 근위 후사르 연대에 입대하며 미소 짓고 있다. 2026.08.03.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AFP=뉴스1) 윤다정 기자

지난 3일(현지시간) 덴마크의 한 군부대로 검은색 차 한 대가 들어섰다. 운전석에서 내린 인물은 덴마크 왕위 계승 서열 2위 이사벨라 공주(19). 수행원도 전담 기사도 없이 온 그는 지난 6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군 입대를 선택했다.

덴마크 매체에 따르면 이사벨라 공주는 동기 1600명과 함께 '근위 후사르 연대'에서 앞으로 11개월간 복무한다. 덴마크 정부와 의회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인 2024년 4월 기존 4개월이던 복무기간을 11개월로 늘리는 국방 개혁을 단행했다. 또 만 18세 이상 여성들로 징병제를 확대했다. 공주는 이 개정안을 온전히 적용받는 첫 번째 전체 입소 기수다.

할머니 마르그레테 2세 전 여왕, 어머니 메리 왕비도 군 경력이 있다. 이 같은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다. 게다가 일반 징집병은 월급 180만원, 식대 약 165만원 등 한 달에 345만원 급여를 받지만 공주는 이를 포기했다. 단순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 아니다. 덴마크 왕실이 국방력 강화에 사활을 거는 속사정엔 그린란드 이슈가 있다.

19세 공주가 왜 총을 들어야 하나
지난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안녕, 그린란드!"라는 제목의 합성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올렸다. /사진=트루스소셜
지난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안녕, 그린란드!"라는 제목의 합성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올렸다. /사진=트루스소셜

지난 3일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그린란드 병합에 관심을 보이는 상황에서 징집병을 배치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인 그린란드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인다는 보도로는 처음이었다. 보도 다음날 아네 로네 바게르 당시 그린란드 외교부 장관은 "미국과의 사업은 환영하지만 우린 매물로 나온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린란드는 희토류 등 풍부한 자원이 있고 북극 항로의 요충지로 꼽힌다. 경제적, 지정학적 가치가 커지자 강대국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덴마크 정부는 2025년 1월 북극권 안보 강화를 위해 약 146억 덴마크 크로네(약 3조 2000억원) 규모의 북극 안보 패키지 예산을 투입했다. 또 이 달 말 최초로 그린란드에 징집 병력 일부를 배치할 예정이다.

/그래픽=ChatGPT 생성. AP, 로이터, 워싱턴포스트(WP), CNBC 갈무리.
/그래픽=ChatGPT 생성. AP, 로이터, 워싱턴포스트(WP), CNBC 갈무리.

헬기 몰고, 낙하산 타고…훈련받고 장교 되는 유럽 왕족

덴마크 이사벨라 공주처럼 유럽 왕실 국가에서는 왕족들이 먼저 나서 군사 훈련을 받는 게 드물지 않다. 이는 왕실의 존재이유와 직결된다. 민주주의 시대에 왕실을 유지한다면 국민 지지가 필수다. 비록 실질적 '통치'는 하지 않아도 국가를 이끄는 위상을 인정 받으려면 군 복무로 국가와 국민들 위한 의무를 다한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영토 확장 계획,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유럽 국가들은 냉전기 이후 또다시 안보 위기를 맞았다. 이런 가운데 국민 결속을 다지고 국방력을 강화하다보니 왕족의 '솔선수범'이 더욱 주목받게 됐다. 영국 BBC는 "유럽 국가들은 더 이상 미국에 유럽 안보를 맡길 수 없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빅토리아 왕세녀(49)가 지난해 3월 12일 네임데이(Name Day)를 맞아 축하 행사에 참석했다. 빅토리아 왕세녀는 스웨덴군의 네임데이 기념식에서는 처음으로 군복을 착용했다. 스웨덴군은 1990년대 초부터 왕세녀의 네임데이 때마다 스톡홀름 왕궁 안뜰에서 축하 행사를 열어왔다./사진=스웨덴 왕실 (Sara Friberg 제공)
빅토리아 왕세녀(49)가 지난해 3월 12일 네임데이(Name Day)를 맞아 축하 행사에 참석했다. 빅토리아 왕세녀는 스웨덴군의 네임데이 기념식에서는 처음으로 군복을 착용했다. 스웨덴군은 1990년대 초부터 왕세녀의 네임데이 때마다 스톡홀름 왕궁 안뜰에서 축하 행사를 열어왔다./사진=스웨덴 왕실 (Sara Friberg 제공)

스웨덴 차기 왕위 승계자인 빅토리아 왕세녀(49)는 지난해 3월 '네임데이 '행사에 군복을 입고 등장했다. 네임데이는 날짜마다 사람의 이름을 배정해 매년 그날을 기념하는 스웨덴의 전통문화다. 이름이 적힌 날짜에 가까운 이들에게 축하받는 '제2의 생일'로 여겨진다. 생일 파티에 군복을 입고 등장한 셈이다. 스웨덴 왕실은 "국가 원수로서의 미래 임무를 준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국가 원수이자 최고 군 통수권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행보였다는 것이다.

[브레다=AP/뉴시스] 네덜란드 국방부가 제공한 사진에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의 아내인 막시마 왕비(54)가 지난 4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브레다에서 왕립 육군 예비군으로 입대해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네덜란드 왕실은 왕비가 "우리 안보는 당연하게 여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입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왕비는 병사 계급으로 군사이론과 체력 훈련, 사격과 독도법 등으로 구성된 단기 군사훈련을 받은 후 중령으로 진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6.02.06. /사진=민경찬
[브레다=AP/뉴시스] 네덜란드 국방부가 제공한 사진에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의 아내인 막시마 왕비(54)가 지난 4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브레다에서 왕립 육군 예비군으로 입대해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네덜란드 왕실은 왕비가 "우리 안보는 당연하게 여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입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왕비는 병사 계급으로 군사이론과 체력 훈련, 사격과 독도법 등으로 구성된 단기 군사훈련을 받은 후 중령으로 진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6.02.06. /사진=민경찬

네덜란드 막시마 왕비(54)는 지난 2월 네덜란드 육군 예비군에 입대했다. 네덜란드 예비군은 55세까지 입대가 가능하다. 네덜란드 왕실은 왕비가 사격, 로프 하강, 입수 훈련 등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막시마 왕비는 우리의 안전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다른 많은 이들처럼 안보에 기여하고자 지금 입대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카타리나 아말리아 왕세녀(22)가 마르틴 베르훌스트 대령 사령관으로부터 공군 예비군 부대 마크를 수여받고 있다. 아밀리아 공주는 지난 1월에 국방대학의 일반 군사 훈련(AMO) 과정을 수료했다./사진=네덜란드 국방부
네덜란드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카타리나 아말리아 왕세녀(22)가 마르틴 베르훌스트 대령 사령관으로부터 공군 예비군 부대 마크를 수여받고 있다. 아밀리아 공주는 지난 1월에 국방대학의 일반 군사 훈련(AMO) 과정을 수료했다./사진=네덜란드 국방부

막시마 왕비의 딸인 카타리나 아말리아 왕세녀(22)는 지난 4월부터 네덜란드 국방대학교(NLDA)에서 운영하는 군사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해 공군 하사로 복무 중이다. 네덜란드 국방부는 그가 지난 1월 NLDA에서 일반 군사 훈련 과정을 수료한 뒤 심화 과정을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말리아는 무기 조작, 항법, 위장술, 장애물 코스 훈련 등 육해공 군사 훈련을 모두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레오노르 왕세녀(20)가 지난 6월 2일(현지시간) 공군·우주군 종합 아카데미(AGA)에서 낙하산 훈련을 받고 있다. /사진= 스페인 왕실 인스타그램
스페인 레오노르 왕세녀(20)가 지난 6월 2일(현지시간) 공군·우주군 종합 아카데미(AGA)에서 낙하산 훈련을 받고 있다. /사진= 스페인 왕실 인스타그램

스페인 차기 국왕이 될 레오노르 왕세녀(20)는 2023년 17세의 나이로 육군 사관학교에서 군 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해군 사관학교를 거쳐 지난해 9월부터 공군·우주군 종합 아카데미(AGA)에서 공군 훈련을 받았다. 그는 지난 7월 3년 간의 군사 훈련을 마치고 해군 소위로 진급했다. 아버지인 펠리페 6세에게 왕위를 계승 받고 나면 스페인 군대의 통수권자가 된다.

英 군복무 전통…군용차 직접 수리하던 엘리자베스2세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전 여왕(맨 왼쪽)은 1944년 영국 육군 여성보조부대(ATS)에 입대, 정비병 훈련을 받았다. 여왕은 재임 중에도 종종 자동차를 직접 운전했으며 엔진에 대한 지식을 드러내기도 했다./사진=영국 왕실 홈페이지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전 여왕(맨 왼쪽)은 1944년 영국 육군 여성보조부대(ATS)에 입대, 정비병 훈련을 받았다. 여왕은 재임 중에도 종종 자동차를 직접 운전했으며 엔진에 대한 지식을 드러내기도 했다./사진=영국 왕실 홈페이지

영국 또한 왕실 인사들이 국난이나 전쟁 때 직접 참전하는 것이 오랜 전통이자 자부심이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전 여왕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차량 정비병 훈련을 받았다. 엘리자베스 전 여왕의 부친인 조지 6세는 제1차 세계대전에 투입됐다. 엘리자베스 전 여왕의 아들이자 찰스 현 국왕의 남동생인 앤드루 왕자(66)는 아르헨티나와 포클랜드 전쟁 당시 헬기 조종사로 참전했다.

엘리자베스 전 여왕의 손자인 해리 왕자(41)는 2007년과 2012년 두 차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돼 항공통제관과 아파치 헬기 조종사로 복무했다. 해리 왕자는 특히 아프가니스탄에서 부상입은 동료를 보고 국제 상이군인 스포츠대회인 '인빅터스 게임'을 창설하기도 했다. 2029년 10월 대한민국 대전에서 제9회 인빅터스 대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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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편집국 고지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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