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등 사행산업 매출총량 초과해도 수수방관
카지노와 경마, 복권 등 사행산업 전반을 관리하는 국무총리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힘없는' 기관으로 방치되면서 정부의 사행산업 감독이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도박 중독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사감위의 사행산업에 대한 규제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감위는 최근 2010년 사행산업 매출총량을 지난해보다 3.75% 증가한 16조6000억여 원으로 제시했다. 매출총량은 해마다 사행산업 매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이를 지키게 하겠다는 제도다.
사감위는 내국인 카지노(강원랜드(15,020원 ▲300 +2.04%))의 총량을 1조700여억 원으로 할당했다. 그러나 지난해 강원랜드 매출은 1조1500억 원으로 이미 올해 총량을 넘어서 이 같은 기준이 지켜질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강원랜드는 지난해에도 1조500억여 원으로 제시된 총량을 1000억 원 초과해 매출을 올렸다.
총량 제한을 지키지 않더라도 사업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미미하다. 사감위는 총량 제한을 지키지 않은 사업자에 대해 다음 해 총량을 감액하고 도박중독 예방·치유 사업을 위한 분담금을 증액해 부과한다.
그러나 지난해 총량을 넘긴 강원랜드 등 4개 사업자에 추가 부과된 분담금은 23억 원에 그쳤다.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사업자들로서는 부담 없는 금액이다.
이에 대해 사감위 관계자는 "총량이 지켜질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무분별한 사행산업의 팽창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방안이며, 사행산업 사업자와 감독 부처들에 대한 권고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 같은 매출총량 제한마저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제기돼 사감위는 '규제 기능 없는' 감독기관이 될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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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사감위의 매출총량 규제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마사회와 강원랜드 등 '기업'이 매출 규제를 받는 것은 시장경제 원리에 맞지 않다는 논리다.
그러나 도박 중독 폐해 예방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1997년 4조원 규모였던 사행산업 총 매출은 2008년 16조원으로 4배 이상 증가하면서 그 피해도 날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강원랜드에서 10억여 원을 탕진한 박모씨(36)가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흉기로 자신의 왼쪽 손목을 내리치면서 "도박 중독자 양산을 막기 위해 내국인 카지노 금지 법안을 서둘러 만들라"고 요구하는 등 도박 중독자들도 감독 강화를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류광훈 한국관광문화연구원 연구위원은 "사행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예외적 목적으로 국가가 운영하는 것"이라며 "일반 기업과 같은 관점에서 사행산업을 다룬다면 사행산업의 무제한 팽창과 그에 따른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감위의 규제는 사행산업이 건전한 레저 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허가권 등 강력한 규제 방안이 없어 실제적 감독 역할을 못하고 있는데 그나마 보유한 매출총량 등의 규제를 없애자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