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악재에 담뱃값 인상 물 건너가나

물가상승 악재에 담뱃값 인상 물 건너가나

송정훈 기자
2011.01.09 10:40

소비자물가 가중치 7.4로 전체 29위… 500원 인상시 0.148%포인트 상승

최근 물가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보건복지부의 담뱃값 인상이 다시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가뜩이나 널뛰기를 하고 있는 물가에 기름을 붙는 꼴이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이라는 새로운 복병을 만난 셈이다.

9일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재 소비자물가 산출에 반영되는 물품 498개 중 담배의 가중치는 7.4(전체=1000)로 전체 29위를 차지하고 있다. 담배 가격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효과가 큰 셈이다. 실례로 담뱃값을 2500원에서 500원만 인상해도 소비자물가는 0.148%포인트(0.74%*0.2%) 정도 인상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가 3.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1~2013년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3.0%보다 0.5%포인트 높은 것이다. 결국 담뱃값을 500원 올리면 한국은행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3.6%(물가는 소수점 첫째자리까지만 계산) 정도 상승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가중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담뱃값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지난해 세수 확대를 위해 담뱃값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분위기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담뱃값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면서도 "지금 물가 전망만 놓고 보면 담뱃값 인상은 어렵다"고 못 박았다.

전문가들도 물가 부담을 고려할 때 담뱃값 인상은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다만 물가에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는 타협안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단서를 달았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담배는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낮아 가시적인 흡연율 감소 효과를 거두려면 가격을 큰 폭으로 올려야 한다"며 "앞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면 담뱃값을 인상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이며 올리더라도 물가 상승을 최소화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건복지부는 아직도 담뱃값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지만 물가 상승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흡연율 감소를 위해 담뱃값을 큰 폭으로 올려야 한다는 게 복지부 입장이어서 물가 상승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담뱃값을 8000원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담배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게 복지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다만 물가 상승 우려로 담뱃값 인상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더욱 어려워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