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을 실업률 통계, 이유 분석해 보니…

못믿을 실업률 통계, 이유 분석해 보니…

김진형 기자
2011.10.26 12:00

설문방식의 문제.."대안방식으로 조사 결과 잠재실업률 4배 증가"

고용지표는 정부가 가장 '자랑'하는 경제 성적표 중 하나다. 취업자수는 '서프라이즈' 수준이고 실업률은 주요국들 중 가장 낮다. 청년실업률도 하락하는 추세다. 하지만 실제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황수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6일 '실업 및 잠재실업의 측정에 관한 연구'를 통해 실업률 측정 방식, 특히 설문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행 조사 방식보다는 대안적 방식으로 표본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잠재실업률이 4배 이상 높아졌다"며 "현재의 조사 방식으로는 유의미한 잠재실업지표를 작성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황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실업률은 2002년 이래 3%대의 매우 안정적인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낮은 실업률이 고용시장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기 보다는 통계적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황 연구위원은 우리의 실업통계는 국제노동기구(ILO)의 국제기준을 준용해 작성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적용해 취업과 실업, 실업과 비경제활동상태의 중간지대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제대로 파악해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공식실업의 통계적 기준은 △지난주 '1시간 이상'의 일을 하지 않았을 것, △지난 4주 내 '적극적 구직활동'을 했을 것, △지난주 일이 제시됐다면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세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황 연구위원은 하지만 우리나라는 첫번째 기준인 '1시간 기준'을 준용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불완전취업의 측정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적극적 구직활동' 기준도 우리나라는 고시학원, 직업훈련기관에 다니거나 혼자 취업준비를 한 경우는 구직활동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위원은 "이 때문에 상당수의 취업준비자가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파악돼 실업률에서 제외되고 있고 그 규모는 2010년 현재 약 62만5000명에 달해 20대 청년층실업자의 두 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세번째 기준 역시 지난주에 한정해 취업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지난주 취업제의가 없을 것으로 예상해 다른 일정을 가지고 있었다면 취업가능성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돼 실업자에서 누락될 가능성이 높다고 황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황 연구위원은 대안 모색을 위해 ILO 표준설문방식을 토대로 대안적 방식의 설문을 설계해 서울지역 20대 청년층 약 1200명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행 방식에 비해 잠재실업의 측정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현행방식에 비해 대안방식 설문에서 실업자로 포착되는 사람이 많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던 반면 비경제활동인구 중 실망실업자(구직활동 요건 미충족자)와 한계근로자는 크게 늘어났다는 것.

황 연구위원은 이같은 차이는 취업희망 여부와 취업 가능 여부의 파악 방법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미취업자 중 취업희망자는 기존 방식에서 64명, 대안방식에서 168명, 취업가능여부도 지난주 시점으로 묻는 기존방식과 현재 시점으로 묻는 대안 방식간 두 배 이상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주 주된 활동, 구직활동 여부 등 실제 행위와 연관된 질문은 설문방식에 따른 편차가 크지 않지만 취업희망 여부, 취업 가능성과 같이 주관적 판단을 묻는 질문은 설문방식에 따라 응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 결과 실업보다는 잠재실업의 측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황 연구위원은 "설문방식을 일부 조정, 보완함으로써 실업률을 노동시장 현실에 부합하도록 개선할 수 있고 특히 취업준비와 '쉬었음' 인구와 같은 부정확한 지표 대신 실망실업, 한계근로자, 순수비경제활동 등 개념화되고 유의미한 잠재실업지표를 작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이를 통해 취업애로계층의 규모와 동향을 파악하는데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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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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