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강남 집값 올려야 하는 정부

[광화문]강남 집값 올려야 하는 정부

문성일 건설부동산부장
2012.02.01 09:47

 얼마 전 정부 고위 당국자로부터 서울 강남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책적 시각을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난해 12·7대책을 내놓을 당시 정부는 강력히 부인했지만 궁극적인 정책목표는 당시 예상대로 '강남 집값'에 맞춰져 있었다. 중앙정부의 판단을 굳이 정치권과 연관짓진 않겠지만 행정부 역시 강남을 살려야 거래를 늘리고 부동산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판단의 근거는 무엇일까. 정부를 대변해 그가 밝힌 부동산정책의 판단은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부채문제에서 시작됐다. 특히 자산 등의 보유현황이 각기 다른 만큼 절대액수보다 부채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선 살던 집을 팔아 면적을 줄이고 대출을 갚는 방법이 있지만 시장상황이나 개별 여건을 감안하면 쉬운 선택이 아니어서 궁극적으론 "집값이 올라야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집값 문제는 대출기관인 금융권과도 연결되는 사안으로, 정책적·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집값이 떨어질수록 담보대출 당사자인 금융권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금융위기 직후 신도시를 중심으로 수도권 일대의 경우 집값이 폭락에 가까운 비율로 떨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비율이 80~90%를 넘어선 사례도 있었다. 즉 저축은행이든 시중은행이든 금융권 입장에선 집값 하락에 따라 자칫 채권 회수가 불가능한 상황으로까지 내몰릴 수 있어 예민하다.

 이 같은 주장대로 집값 상승을 꾀하려면 결국 다른 지역에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등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서울 강남권이 시발점이 돼야 한다. 이런 이유로 정부가 12·7대책을 통해 강남권을 옥좨왔던 규제를 풀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대표적인 조치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대한 투기과열지구 해제와 함께 집값에 가장 민감한 재건축 규제를 손질했다. 시장이 전체적으로 얼어붙어 있어 아직까지 집값 상승과 같은 의도가 표면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풀어놓은 규제는 일단 불이 붙기 시작하면 '기름'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런 구상 자체가 매우 큰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경험했듯이 우선 정부의 의도대로 강남 집값 상승은 다른 곳에도 영향을 줄 공산이 크다. 그만큼 이는 서민주거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정부는 보금자리주택과 같은 저렴한 주택 공급을 더욱 확대하는 정책을 내놓게 된다.

하지만 이 역시 민간기업의 주택공급을 위축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 정부가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확대한다는 명목으로 최근 1~2년새 수도권 곳곳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하자 인근 지역의 집값 하락은 물론 민간주택 공급이 현저히 줄었다.

민간업체 입장에선 무엇보다 가격경쟁이 되지 않는 곳에 아파트 등을 공급하기가 어려워서다. 이는 다시 수급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 등 시장왜곡현상을 유발한다. 장기적으로도 주거비용 증가(때론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돼 서민들을 더욱 지치게 한다.

 민간건설사들도 힘들어지긴 마찬가지다. 앞서 예상했듯이 민간업체들의 경우 채산성도 없는 주택분양사업을 굳이 감행하지 않는 상황에 이르게 되며 예정했던 사업도 포기하거나 대폭 축소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현 정부가 그토록 강조해온 일자리 창출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정부의 희망대로 '집값 상승'과 '서민주거안정'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요원한 얘기가 된다. 오히려 이런 과정은 사회적·경제적 양극화를 더욱 짙게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처럼 단면만을 보는 논리의 함정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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