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복지공약 소요 예산 추정치 발표..선거 전 공약비용 분석은 처음

정치권의 여론몰이성 복지 공약에 대한 정부의 반격이 시작된 가운데 정부가 이르면 다음 주 정치권의 복지공약에 필요한 예산 규모를 발표한다. '말'이 아닌 구체적인 '숫자'로 대응해 국민들에게 정치권 공약의 실상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17일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다음 주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등 각 정당이 잇따라 내놓고 있는 복지공약의 소요 예산 규모를 추정한 '복지공약 대차대조표(가칭)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부처가 선거를 앞두고 정당들이 내세운 공약의 비용 부담을 추정해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처럼 포퓰리즘 공약이 난무하는 선거는 공직생활 중 처음 본다'는 신제윤 1차관의 지적처럼 최근 정치권의 복지 공약 남발이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재완 장관도 지난 15일 "현 시점까지 제시된 공약에 대해 대차대조표를 따지고 지속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정부는 이를 위해 이달 초부터 김동연 2차관 주도 하에 정책조정국 내 사회정책과와 예산실 복지예산과를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각 정당 주요 복지공약의 소요예산 추정 작업을 계속해왔다.
재정부는 개별 공약별 소요 예산 추정치는 제시하지 않고 총액 추정치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부처가 정당들이 내세운 공약을 평가한다는 것이 자칫 정치 논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부담이 있고 아직 상당수 복지공약이 알맹이(실행안)가 빠진 '한줄짜리' 공약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책임 있는' 숫자를 내놓아야 할 재정부 입장으로선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로 현재 정치권이 내놓고 있는 공약 중에는 사병 월급 인상, 취업 지원금 등 비교적 소요 예산 추정이 비교적 쉬운 공약이 있는 반면 사실상 비용 추산이 불가능할 정도로 구체화되지 않은 공약도 적지 않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개별 공약의 비용을 추산하기보다 복지공약 전체가 어느 정도의 재정 부담을 유발할지를 추산해 이를 보여주자는 취지"라며 "공약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계기를 만들자는 뜻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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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가 정치권 복지공약 대차대조표를 발표한 이후에는 정부의 반격이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4일 각 부처 장·차관과 외청장까지 참석시킨 확대 국무회의를 열고 '(정치권의 공약에) 부처가 중심을 잡고 적극 대응하라'는 지시를 내린 이후 박재완 장관,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신제윤 차관 등 장차관들이 잇따라 정치권에 대한 비판을 시작한 상황이다.
재정부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복지TF에서 공약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박 장관 등 핵심인사들이 재정부는 물론 정부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