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인상' 보다 '구조 정상화'에 초점… "도매가와 소매가 연동, 합리적 전기 소비 유도해야"

김종갑한국전력(36,000원 ▼2,100 -5.51%)사장이 공식화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은 단순한 ‘요금 인상’보다 ‘구조 정상화’에 방점이 찍혀있다. 왜곡된 요금 구조를 바로 잡을 수 있게 에너지정책과 복지정책을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주택용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필수사용공제 폐지와 전기요금 도매가격연동제 도입 등의 ‘정상화’ 조치가 예상된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에 따르면 정부는 전기요금 정상화를 위해 필수사용공제 폐지를 검토 중이다.
필수사용공제는 2016년 12월 주택용 누진제 개편 당시 국민이 ‘보편적 삶’을 누리는데 꼭 필요한 전기를 요금 걱정 없이 사용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새롭게 도입됐다. 월 전기사용량이 200㎾ 이하(월 전기료 최고 1만9000원)인 가구에 최대 4000원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현재 필수사용공제를 적용받는 가구는 전국 943만 가구로 추정된다.
하지만 월 전기사용량을 기준으로 혜택을 주다 보니 도입 취지와 달리 고수입 1인가구가 전기료 할인을 받는 상황이 빈번하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실에 따르면 요금 할인을 받는 943만 가구 가운데 실제로 생계가 어려운 취약계층은 16만 가구(1.7%)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 교수는 “전기요금체계를 정상화하는 대신 저소득, 차상위 계층은 요금이 아니라 바우처 등 별도 복지제도로 돕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지속가능한 전기요금 체계를 만들기 위한 도매가격연동제 도입도 추진된다. 이 제도는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는 구매단가와 한전이 소비자에게 전기를 파는 전기요금을 주기적으로 연동해 조정하는 내용이다. 도입되면 전기요금에 원자재값(원료)은 물론 발전사업자가 총 발전량의 일정량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하는 신재생의무공급제도(RPS) 보전액·탄소배출권 구입비·개별소비세 등 정책비용까지 원가 차원에서 전기요금과 연동된다.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등 원료값이 오르거나 정책비용이 증가하면 전기요금이 오르고, 반대로 감소하면 내리는 방식이다.
한전이 지난해 부담한 정책비용은 RPS 보전액 1조5000억원을 포함해 총 6조원이다. 2017년보다 1조2000억원 늘었다. 한전은 지난해 여름철 한시적 전기요금 인하에 따른 비용 3000억원에 대해서도 정부에 보전받지 못했다. 올해는 1조원이 더 늘어 7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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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욱 부산대 전기공학 교수는 “도매가격연동제도 국제연료가격의 변화와 정책비용 변화를 소비자 요금에 어느정도 연동해 합리적인 (전기) 소비를 유도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세계에서 도매가격 연동제로 안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사우디 등 몇 개국밖에 안 되는데 우리를 제외하고는 에너지자원이나 전기가 충분한 나라들”이라며 “3차 에너지기본계획과 연동해 올 연말까지 전력 도매가격연동제 도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의 경우 심야시간대에 적용하는 경부하요금 개편이 이뤄진다. 정부는 철강 등 전력다소비 업종별 간담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반영해 올해 상반기 중으로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산업부와 한전은 산업용 경부하 전기의 경우는 조정하더라도 중소기업이 손해 보지 않도록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