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특수관계인 낡은 족쇄에 걸린 기업들③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공동취재사진) 2022.01.06.](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2/02/2022021108310968095_1.jpg)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가 간 경계가 더욱 희미해지고 탈 가족화로 친족 개념이 변화하는 등 사회적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지금의 대기업집단 시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2021년 10월 22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공정위가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이하 대기업집단) 규제와 관련, 총수의 특수관계인 범위를 어떻게 정비할지 고민 중이다. 특수관계인 가운데 하나인 '총수 관련자'의 범위, 그리고 '총수 관련자' 중에서도 '친족'(배우자, 6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의 범위를 좁히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공정위가 제도 개선을 검토하는 것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규정된 특수관계인의 정의가 대기업집단 총수에 대한 고발 문제와 직접 관련이 됐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매년 대기업집단을 지정하면서 각 그룹으로부터 지정자료를 제출받는데 여기에 '특수관계인 현황' 등이 포함된다. 특수관계인 현황에 누락·허위가 있는 경우 공정위는 총수를 검찰에 고발할 수 있고 검찰 기소 시 해당 총수는 2년 이하 징역이나 1억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문제는 특수관계인의 범위가 너무 넓어 대기업집단이 공정위에 지정자료를 제출할 때 누락이 발생하기 쉽고 그만큼 대기업집단 총수가 공정위로부터 고발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공정위의 관련 연구용역을 총괄한 신영수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10월 학술토론회에서 "총수 관련자에 대한 자료수집 부담은 대다수 대기업집단 실무자가 느끼는 가장 큰 애로"라며 "혈족 범위를 '4촌 이내'로, 인척 범위를 '배우자의 직계존비속' 정도로 완화하되 배우자에 사실혼 관계에 있는 사람도 포함하는 정도의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도 지난달 '2022년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총수 관련자의 범위 즉 6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규정이 너무 넓은 것은 아닌지 또는 들어가야 할 부분이 빠져있는 것은 없는지 연구용역이 이뤄졌다"며 "연구용역 결과를 받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론 공정위가 총수 고발 기준을 더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정위는 지정자료 누락·허위 제출에 대해 자의적으로 총수 고발 여부를 결정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2020년 '기업집단 관련 신고 및 자료제출 의무 위반 행위에 대한 고발지침'(고발지침)을 제정·시행했다. 고발지침은 의무 위반의 인식가능성과 중대성을 각각 상·중·하로 평가해 일정 기준을 충족할 때 고발하도록 했다. 이런 지침이 만들어지면서 "법 집행 일관성이 제고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여전히 기준이 모호하고 자의적"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