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여당이 17일 발표한 경제부처의 조직개편안에는 이재명 정부 출범과 맞물려 거론되던 내용이 대부분 반영됐다.
'경제 컨트롤타워'인 기획재정부를 포함해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가 영향권에 들어왔다. 고용노동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차관급 조직이 늘어난다. 비교적 큰 폭으로 조직이 바뀌는 만큼 경제정책 전반의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와 여당이 7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확정한 정부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기재부는 재정경제부(재경부)와 기획예산처(예산처)로 분리된다.
재경부는 경제정책, 세제, 국고, 금융정책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금융위원회 소관의 국내금융 업무도 재경부로 넘어온다. 재경부 장관은 경제부총리를 겸임한다.
예산처는 국무총리실 소속의 장관급 조직으로 신설된다. 담당 업무는 예산 편성, 재정정책·관리, 중장기 국가발전전략 수립 등이다. 큰 틀에선 2008년 기재부 출범 전과 유사하다. 당시 재경부와 예산처를 통합해 기재부가 탄생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제정책 수립·조정과 세입·세출 등 기능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는 기재부를 예산처와 재경부로 분리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과거에도 통합과 분리를 반복했다. 1948년과 1961년 각각 설립된 재무부, 경제기획원은 1994년 재정경제원으로 통합됐다. 재정경제원은 1998년 재경부와 예산청·기획예산처로 분리됐고, 이듬해 예산 기능은 예산처로 일원화됐다.
정부의 이번 개편안은 기재부가 예산 편성권을 토대로 과도한 권한을 행사했다는 인식에서 나왔다. 아울러 기재부 권한의 또 다른 축이었던 공공기관운영위원회도 재경부 소속으로 두되 상임위원과 사무국을 두는 방식으로 개편한다.
정부·여당 안이 확정됨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말 본회의를 개최하고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에 나선다. 정부·여당은 기재부 분리 시기를 내년 1월 2일로 제시했다. 인력 조정 문제와 청사 등 실무적인 조정은 그사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개편안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방안도 담겼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업무를 환경부로 이관하는 방식이다. 산업과 에너지가 분리되는 건 32년 만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명칭은 산업통상부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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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장관은 "탄소중립은 강력한 컨트롤타워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지만 분산된 정부조직 체계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실질적 총괄이 어렵다는 평가"라며 "이에 일관성 있고 강력한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기후에너지환경부로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의 실장급 조직인 산업안전보건본부는 차관급으로 격상된다. 산업안전보건본부는 산업안전 보건 분야를 총괄·조정한다. 산업재해 근절에 힘쓰고 있는 이재명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상공인 업무를 담당하는 제2차관을 신설한다. 중기부에 복수차관제가 도입되는 것인데, 제1차관은 중소기업과 창업벤처 업무를 담당한다. 소상공인 지원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통계청은 국무총리 소속의 국가데이터처로 격상된다. 국가통계의 총괄·조정과 통계데이터 관리 기능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