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와 자동차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우리나라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과의 관세 협의로 불확실성이 완화하고 반도체 호황 국면도 지속되면서 내년 수출도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5년 1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수출액은 전년 대비 2.9% 늘어난 6402억달러로 역대 같은 기간 중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연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7000억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이달 수출이 지난해 12월과 비슷한 수준(614억달러)이라고 가정해도 7000억달러를 넘는다. 최근 반도체 호실적이 지속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달 수출 역시 전년 대비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수출을 이끈 건 반도체였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전세계적인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수요와 맞물려 슈퍼 사이클을 맞았다. 올해 1~11월 누적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19.8% 늘어난 1526억달러로 기존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전체 반도체 수출액(1419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11월 반도체 수출은 꾸준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와 범용 반도체의 가격 상승으로 9월과 10월을 상회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며 "대체로 반도체는 9~10월을 정점으로 둔화하는데 11월 증가율이 확대됐다는 것은 내년에도 확장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올해 수출의 변수로 작용했던 한미 관세협상도 최근 타결되면서 관세에 영향을 받아왔던 자동차 수출이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진다. 실제로 올해 1~10월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0.9% 증가에 그쳤는데 지난 10월29일 관세협상 타결 이후 11월 자동차 수출은 13.7% 증가하며 반등했다.
특히 그동안 역성장이 이어졌던 대미 자동차 수출도 지난달 11.3% 증가로 반등에 성공했다. 정 연구원은 "자동차 수출이 미국의 고율 관세 및 전기차 보조금 축소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징후를 보였다"며 "11월 수출은 미국과의 관세협상 타결, 하이브리드 수출 증가, 주요국의 금리 인하 이후 전반적인 내구재 수요 개선 등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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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반도체 수출도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비반도체 부문의 회복과 환율 등이 변수로 꼽힌다. 올해 수출은 반도체 덕분에 선전했으나 석유제품, 석유화학 등 비반도체 부문의 수출 회복은 여전히 더디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수출 증가율이 5%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소재, 산업재 등 비반도체 수출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수출 증가율이 5%에서 10%초반대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최근 원화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출 실적이 개선된 영향도 있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자국 통화 약세) 해외에서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생기고 달러 수익을 얻은 수출기업들의 원화 환산 수익이 개선되기도 한다.
현재 환율은 1400원 후반대를 나타내고 있지만 원화 약세 요인이 해소되면 내년에는 하향 안정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수출기업들의 실적은 기저효과와 환율 하락 등의 요인이 겹치며 성장이 제한될 수도 있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기저효과 등으로 수출이 소폭 역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0.5% 감소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 부진 및 교역 둔화, 전년도의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