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좀콤’(좀비 코미디)을 표방하는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토피아’는 B급 감성의 작품이다. 두 주인공 재윤(박정민)과 영주(지수)의 주변은 헐겁고, 날뛰는 좀비들은 무섭지가 않다. 좀비가 팔랑대며 주인공을 공격하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좀비의 포악함과 기괴함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좀비를 상대하는 이들의 과장된 리액션을 좇는다. 여자 주인공(지수)은 좀비의 눈알을 주무르고, 서브 남주(강영석)는 바지에 오줌을 지린다. 조연(임성재, 김준한)들은 하나같이 개성이 지독할 만큼 강하다. 특별출연한 이학주마저 과장된 행동을 하며 괴짜 같은 구석이 짙다.
좀비물이라고 해서 떠올렸을 ‘월드 워 Z’, ‘워킹데드’, ‘킹덤’, ‘지금 우리 학교는’ 등과 같은 작품과는 동일 선상에 둘 수 없다. 이 작품에서 좀비는 감초처럼 거들 뿐, 공포심으로 시청자를 지배하지 않는다. ‘뉴토피아’와 비슷한 냄새를 풍기는 작품을 굳이 찾자면 코미디, 공포, 로맨스가 융합된 니콜라스 홀트 주연의 ‘웜 바디스’(2013)다.
‘뉴토피아’가 시청자를 지배하고자 한 건 아마 웃음이었을 것이다. 주인공마저 멋없는 가볍고 개성만 가득한 캐릭터의 도배는 웃기고자 작정한 시트콤에서 즐겨 쓰는 장치다. 그리고 이것이 지금 ‘뉴토피아’가 외면받는 이유다. 웃음에 대한 강박이 오히려 웃음을 거둔다. 재수 없는 짝남 진욱(강영석)을 오줌싸개에다 이기적 군상으로 만든 철 지난 클리셰는 짜증만 일으키고, 재윤의 버디인 늦깎이 일병 라인호(임성재)의 어라바리함은 답답함을 일으킨다. 자아도취가 심한 호텔 매니저 애런 팍(김준한)은 뜬구름 같다.

연기 경력이 짧은 지수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더라도 베테랑 박정민, 임성재, 김준한을 매력과 동떨어지게 만든다는 건 연출의 문제다. 이런 작품은 캐릭터의 개성이 호감으로 작용해야 재미를 갖는다. 남자 주인공 재윤은 1회에서 시종일관 휴대전화만 붙들고 있다. 불안과 집착으로 가득했던 재윤의 첫인상은 그리 좋지 못하다. 재윤이 등장할수록 시청자가 응원하게 되는 건 사랑이 아닌 이별이다. 2회에서 다소 설익은 지수의 연기력도 로맨스 발화에 기름 대신 모래를 붓는다.
B급 작품은 오히려 정극보다 톤을 맞추는 게 어렵다. 정도가 정량되지 않았으니 오직 연출자의 감각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윤성현 감독이 ‘파수꾼’으로 보여준 연출력은 놀라웠다. ‘뉴토피아’에 입각해 본다면 이것은 과거의 영광이다. 기대작이라 불렸던 ‘뉴토피아’는 이제 이 수식어를 달기에는 성긴 구석이 꽤 많다. 이미 다 찍어놨으니 가장 어쩌지 못할 지수의 연기는 희망이 흐릿하다. 지수 탓만 할 수 없다. 스타여서 캐스팅된 지수는 엄청난 화제성으로 제 몫을 했다. 스타를 배우로 만드는 건 본인의 노력도 필요하겠으나, 총책임인 감독의 지도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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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현 감독이 ‘뉴토피아’로 꾼 이상향은 현재로썬 공감 밖의 것이다. 그나마 희망 회로를 돌려보는 건, 이 작품이 아직 1, 2회밖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 술에 배부르지’ 않는 ‘대기만성형’ 작품일지 모른다. 희귀한 영역의 실험적인 작품도 맞기에 조금은 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