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감사원의 한 과가 전부 구룡마을에 매달려 있었어요. 이 사회적비용 낭비가 얼마나 큽니까." (서울시 공무원)
감사원 소속 직원은 올 1월1일 기준 총 1035명, 인건비 예산은 686억원 정도다. 1인당 평균 연봉이 6628만원 정도인 것.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감사에 투입된 감사원 직원은 24명으로 알려졌다. 지난 8개월동안 24명에 대한 인건비만 단순 계산하면 구룡마을 감사에 11억원의 비용이 든 셈이다.
구룡마을 관련 감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개발 특혜 논란이 나온 게 발단이 됐다. 서울시가 그해 10월 감사원에 직접 감사를 요청했고 이어 강남구도 감사를 요청했다. 감사결과가 곧 나올 예정이지만 감사 결과가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사회적비용 낭비만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최근 사회 곳곳에서 감사청구를 검토하거나 실제 신청하고 있다. 감사 청구를 해도 모두 감사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구룡마을처럼 사회적 이슈가 큰 경우 대체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감사 청구가 너무 남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한남동) '한남더힐'의 분양전환가 감정평가에 대한 타당성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에 대해 논란이 커지며 시행사와 입주민들은 각각 감사원 심사청구와 국민감사청구 신청에 나섰다. '한남더힐' 타당성조사 결과가 분양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한 수도용 제품 생산업체는 한국상하수도협회에서 제정한 적합기준에 문제가 있어 수주에 필요한 인증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사업의 존폐위기가 우려될 정도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공공기관의 일정 행정행위로 인해 국민이 권리나 이익을 침해받은 경우 권리구제수단으로 감사·심사청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인증이 있어야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생산업체의 경우 평가기준의 문제로 인증을 못받았다면 당연히 감사청구를 통해 시정돼야 할 문제다. 편법으로 대충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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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남더힐' 건은 애매하다. 얼핏 타당성조사 결과로 인해 개인의 이익이 침해를 받은 것 같지만 사실 민간분양은 시행사와 입주민들의 계약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다. 감정평가와 타당성조사 결과와는 무관하게 시행사는 분양을 안할 수 있고 입주민은 분양받지 않을 수 있으며 서로 협의를 잘 해서 거래를 성사시킬 수도 있다.
정말 타당성조사 결과가 잘못됐다면 감사·심사청구는 징계 대상이 된 평가사와 법인이 하는 게 제도의 취지에 맞을 것이다. 일반 환자가 119를 택시처럼 이용하면 안되는 것처럼 감사·심사청구제도 역시 꼭 필요할 때를 가려 이용해야 한다.
구룡마을 감사에 투입된 감사원들이 정부에서 위임한 조사기관, 인증기관을 감사했다면 정말 억울한 국민들의 피해가 그만큼 줄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