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주택경기 변동대비 '사업 다각화' 추진

신규분양시장이 활기를 띠지만 정작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이 아직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린다. 건설업체들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국내 주택시장만 바라보다간 도태될 수 있고 해외시장에만 주력하기엔 리스크가 커서다.
'아이파크'라는 브랜드로 주택분야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현대산업개발이 면세점 진출을 선언하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건설기업이 면세점사업을 하는 데 의구심을 품는 이가 적지 않다.
지난 20일 현대산업개발 본사가 위치한 서울 용산의 아이파크몰에서 만난 김재식 사장은 시내면세점 운영권 낙찰에 자신감을 보였다. 김 사장은 "현대산업개발은 시내면세점 운영권을 따내는데 가장 중요한 '자금·경험·위탁관리' 3가지 능력을 모두 가졌다"고 강조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운영권을 따낸다면 면세점은 용산에 위치한 아이파크몰에 들어선다. 김 사장은 "입지적 측면에서 영동이나 강남에는 이미 여러 면세점이 진출해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용산은 확실히 다르다"며 "인근 이태원과 한강, 아이파크몰 등을 연계해 중국인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자부했다.
이를 위해 인근에 소유한 5만㎡ 규모의 나대지를 관광버스 주차시설로 만든다는 계획도 세웠다. 김 사장은 "인근 용산 미군 이전부지와 함께 용산 일대가 개발되면 (용산의) 경제적 가치는 상상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아이파크몰의 전체 매출은 3000억원 정도 되지만 면세점이 들어서면 1조2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그는 확신했다.
이처럼 건설기업이 다방면으로 사업진출을 꾀하는 이유는 주택시장에만 의지하기엔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 역시 창사 이래 최초로 2013년 적자가 발생, 정몽규 회장이 무보수경영을 선언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미분양 해소 등을 통해 불과 1년 만인 2014년 조기 흑자전환에 성공, 재무구조가 상당히 개선됐다.
김 사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07년 분양가상한제 도입에 앞서 건설업체마다 서둘러 분양을 마쳐야 한다며 경쟁적으로 '밀어내기'를 하다 공급과잉이 돼버렸다"며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경기침체가 왔고 신규주택 분양도 안됐다. 미분양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PF(프로젝트파이낸싱)자금 조달도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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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이 조기 흑자전환을 달성한 것은 우연이나 일시적인 게 아니라 당연한 결과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축구의 경우 평소 성적이 좋지 않던 팀이 갑자기 8강에 진출하는 게 가능하겠냐. 결국 기본이 탄탄했기 때문"이라며 "현대산업개발 역시 기본이 갖춰져 있어 턴어라운드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막 성과를 내기 시작했으니 탄력이 붙으면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대책도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주택경기는 많이 민감하다. 때문에 회사가 주택 쪽에만 의지하지 않고 위험을 분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유목민처럼 한 곳에서 이익을 보면 다시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식의 분양시장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시공뿐 아니라 직접 운영을 하고 관리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한다"며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 상업동의 경우 직접 운영하거나 임대관리를 한다며 사례를 들었다.
국내시장뿐 아니라 한동안 공략대상에서 제외한 해외시장에도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제유가 하락으로 중동시장은 더이상 희망적이지만은 않고 값싼 노동력으로 밀고 들어오는 중국과의 경쟁력에서도 뒤처져 현대산업개발이 강점을 보일 수 있는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김 사장은 "시장이 있다면 찾아가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중동처럼 모두 경쟁하는 곳보다 새로운 곳을 개척하려고 한다"며 "인도,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우리만의 차별화된 기술로 특화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이 자랑하는 현대산업개발만의 차별화된 대표 기술은 '항만'이다. 국내 평택항과 부산항 등 신항 건설 등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건설시장에서 성공을 노리는 것.
그는 "현대산업개발은 주택 외에 특히 항만에 강점이 있다"며 "국내기업들이 해외에 나가면 중국의 값싼 노동력 때문에 수주가 힘들지만 항만건설은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만큼 입찰 때 역량있는 기업들만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고층빌딩도 현대산업개발의 강점이다. 최근 초고층건물에 관심이 많은 인도정부 관계자들이 한국을 찾아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 등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건축물을 둘러보고 흡족해하며 돌아간 사실에 김 사장이나 회사의 기대감도 높다. 김 사장은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고층빌딩을 인도식으로 현지화하는 것도 우리만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37년간 건설 외길을 걸어온 그에게 내집 마련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김 사장은 "주택시장이 많이 바뀌었다. 부동산을 통해 큰 돈을 벌어야겠다는 것보다 어디에 살 때 내 삶이 풍족하고 행복할지를 깊이 생각한 후 집을 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