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노무현→문재인, 이명박→윤석열?

[광화문]노무현→문재인, 이명박→윤석열?

김진형 건설부동산부장
2022.03.11 05:20

#광명시흥지구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3기 신도시 중 하나다. 맨 마지막에 선정됐지만 규모로는 최대다. 1271만㎡의 부지에 7만호 공급이 계획됐다.

문재인 정부가 공급확대로 주택정책을 전환한 후 첫번째 택지개발지구지만 선정 직후 부동산 투기의 대명사가 됐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땅 투기가 처음 적발된 곳이 이곳이었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부동산 투기 조사가 확대됐다.

광명시흥지구는 '주택공급정책 실패'의 상징이기도 하다. 광명시흥지구는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10년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됐다.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비판하며 등판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도심 인근의 그린벨트를 풀어 싼 가격에 주택을 공급하는 보금자리정책을 펼쳤다.

이명박 정부에서 선정된 보금자리지구 중 가장 규모가 컸던 곳이 광명시흥지구다. 면적이나 공급주택수는 분당신도시와 맞먹었고 수도권 서남부의 성장 거점도시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이후 전혀 예상치 못한 길을 걷는다. 2010년대 초반 주택경기가 침체되고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쌓이면서 개발계획은 멈췄다. 정부와 주민들간 갈등이 이어졌고 결국 박근혜 정부는 출범 첫해 사업 중단을 공식화했다. 그리고 2015년 지구지정은 전면 해제된다. 정부는 난개발을 방지한다며 이 지역을 특별관리지역으로 묶었지만 언젠가 개발될 땅으로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투기 세력들이 스며 들었다. 주택공급 물량 조절에 실패한 댓가다.

#노무현 정부가 집값을 잡는데 실패했지만 이를 비판하며 등장한 이명박 정부 역시 집값을 안정시키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 시기엔 반대로 집값이 너무 떨어지고 주택경기가 꼬꾸라지면서 사회문제가 됐다.

이명박 정부처럼 윤석열 당선인도 직전 정부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을 바로잡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부동산과 관련한 많은 공약을 내놨지만 맨 앞줄은 역시 '공급'이 차지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집권 5년내 250만호의 주택 공급을 공약했다. 연간 50만호다. 공교롭게도 이명박 정부도 출범 첫해 향후 10년간 연평균 50만호의 주택공급을 약속했었다.

현 정부에서 주택공급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도 "공급을 좀 더 빨리 늘렸어야 했다"고 인정했다. 사람들이 원하는 지역에, 살고 싶은 유형의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를 '미스매치'라고 표현했다.

미스매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할 때도 나타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지나치게 많은 것도 미스매치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전자였다면 이명박 정부는 후자였다.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당국자들 사이에선 벌써 2년 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선출 권력의 공약을 따르는 것이 임명직 공무원들의 역할이기에 윤 당선인의 공급 공약을 구체화해 실행계획을 내놓겠지만 그들은 내심 10년 전의 역(逆)미스매치를 우려하고 있다. 올해 공급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시장 전문가들도 대체로 2024년부터는 물량폭탄이 쏟아질 것이라고 얘기한다.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시점에 공급과잉을 이야기하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도대체 어쩌라는 거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출범 첫해 연평균 50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던 이명박 정부는 2년 후 전국적인 미분양 주택 해소 대책을 내놨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과거의 경험은 공급확대를 얘기할 때 공급과잉을 우려하라고 말하고 있다. 이미 지방엔 미분양이 쌓이기 시작했고 얼마전까지 수십대 1, 수백대 1의 경쟁률이 흔했던 분양시장엔 청약미달, 미계약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의 말처럼 아파트는 빵이 아니다. 부족하다고 곧바로 찍어낼 수 없듯, 반대로 너무 많다고 폐기할 수도 없다. 국민들이 바라는 집값 안정은 냉탕도 온탕도 아니다. 억제와 부양의 무한반복 부동산 정책은 이제 그만하자.

김진형 건설부동산부 부장 /사진=인트라넷
김진형 건설부동산부 부장 /사진=인트라넷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