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2017년 가격' 오면 '줍줍'? 연착륙 위한 SH 역할론

[기자수첩]'2017년 가격' 오면 '줍줍'? 연착륙 위한 SH 역할론

김평화 기자
2023.02.22 03:45

문재인 정부 초기(2017년 5월) 가격 정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신년 간담회에서 밝힌 '바람직한' 서울 집값 수준이다. 76조원치 공공주택을 보유한 김헌동 SH 사장도 지난주 기자들을 만나 오 시장 발언을 인용하며 '2017년 바닥론'에 힘을 실었다.

김 사장은 "주택시장이 제기능을 못하게 되면, 한꺼번에 사들일 계획을 논의중"이라고 했다. 기자들의 관심은 '언제가 바닥이냐'에 집중됐다.

김 사장은 "주택시장이 완전히 고장나 국가적으로 여러 문제가 생길것을 대비해 SH가 공공주택을 많이 확보해두는게 좋다"며 "그 시기는 집값이 '저점'일 때, 시장에 거래가 안될 때 공공의 역할로 참여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언급한 게 오 시장의 '문재인 정부 초기 가격' 발언이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17년 5월 서울 지역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는 93.4로 현재(2022년 12월) 141.9에 비해 34% 낮다. 이 지수는 2021년 10월 187.9로 정점을 찍었다. 정점 대비 현재 하락률은 24%다.

풀어서 말하면, 고점 대비 24% 내린 서울 집값이 34% 더 떨어지면,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나면 SH가 나서겠다는 뜻이다. 김 사장은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신중하겠다는 뉘앙스는 충분히 전달됐다. SH가 최근 공개한 공공주택 자산은 76조원이 넘는다. 주택매입에 나설 수 있는 여력은 충분한듯 보인다.

'1000만 서울시민의 자산'을 지키고 불리기 위해 더 낮은 가격에 매입하려는 SH의 뜻은 인정한다. 혈세가 투입되는 공기업의 공공주택 매입은 신중해야 한다. 미분양 주택의 경우 시행 사업자의 분양가 인하 등 자구 노력이 충분히 있은 다음 매입에 나서는 게 합리적 선택이기도 하다.

다만 시장이 내리막길에서 휘청이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부동산 가격이 2017년으로 돌아가면 개인 디폴트(부도)가 속출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건설·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요즘 필요한건 시장의 안정이다.

SH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일부라도 공공주택 매입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등 공적 역할을 수행해야한다는 얘기가 조심스럽게 나오는 이유다. SH의 선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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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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