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하자 논란이 또 다시 국내 대형 건설사에 대한 신뢰를 흔든다.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은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로 누구나 꿈꾸는 '브랜드'다. 해외 유명 설계사가 참여해 만들어낸 겉모습은 '예술작품'을 표방할만큼 화려하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벽에 금이 가있고 악취가 난다. 철근을 빼먹은 곳도, 비가 많이 오면 '워터파크'가 되는 곳도 있다.
화장실 악취, 배관 누수, 벽면 크랙, 결로 현상 등 신축 아파트 하자를 문제삼으면 다른 아파트 주민들은 "우리집도 그렇다"는 댓글을 단다. 대형사들이 경쟁적으로 개발한 층간소음 기술은 실험장에서만 유효한가 의문이 들 정도다. 신축에서도 이웃 휴대폰 진동소리가 들린다.
브랜드는 '간판'일 뿐이다. 현장 공사는 사실상 하청업체와 외국인 노동자가 다 한다. 하청의 하청의 하청으로 이어지는 구조, 무분별한 외국인 노동자 고용, 철저한 원가 절감 중심의 시공 방식이 자리잡은 결과다.
실제로 건설현장에선 골조, 배관, 마감 등 핵심 공정 상당수가 다단계 하청으로 분절돼 있다. 시공 품질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다. 작업 중 현장에서 배설한 오물을 그냥 덮어버린 채 공사를 마친 사례도 있다.
원인은 '돈'이다. 건설사는 분양 수익은 극대화하고 공사비는 줄이려 한다.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비싼 가격을 정당화하는 수단이다. 하지만 실제 시공 단계에서는 단가 경쟁을 거친 하청업체들이 단기간에, 싸게, 빨리 짓는 것에 집중한다.
소비자는 간판을 보고 '품질 보증'을 기대한다. 실상은 값싼 자재와 저숙련 인력으로 채워진 아파트다. 그 결과가 악취, 누수, 크랙, 결로 등 하자다. 화려한 외관과 커뮤니티 시설 뒤 숨은 부실 시공은 브랜드나 입지를 가리지 않는다.
왜 대형 건설사들은 이처럼 안이한 시공 구조를 반복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하자가 발생해도, 아무 책임도 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자 보수는 늦장 대응이 일상이고, 소비자가 소송을 제기하면 오랜 법적 절차 끝 일부 비용 보상으로 끝난다. 건설사는 이미 분양 이익을 실현한 뒤다.
품질보다 브랜드 마케팅, 책임보다 이익 실현이 앞서는 구조를 깨지 않는 이상, 소비자는 분노와 실망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