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위기에도 표리부동 안할 것"

[머투초대석]"위기에도 표리부동 안할 것"

대담=정희경 금융부장·정리=반준환· 사진=이명근 기자
2008.11.27 12:35

신현규 토마토저축은행 회장… "겉과 속 똑 같은 토마토처럼"

- 충당금 충분히 쌓아 PF부실 우려 기우

- 양풍저축은 인수 정부지원책 활용 도움

- 경쟁력 검증위해 서울 2곳에 입성 검토

-수요일 저녁 영업처럼 나은 서비스 계획

고금리 예금으로 인기를 끈 저축은행들이 최근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건설사 유동성 지원대책이 쏟아지고 시중은행마저 어렵다는 마당에 저축은행인들 안전하겠냐는 시각에서다.

저축은행업계도 위기 가능성은 인정하나 일찍부터 리스크관리에 나선 곳은 위기론에 덤터기를 쓰는 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성남의 토마토저축은행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수년간 뛰어난 성장률을 보이고 최근 부산 양풍저축은행 인수를 진행할 정도로 자금력이 탄탄한데도 대형 저축은행일수록 PF부실이 크다는 '색안경'에 답답하다는 표정이다. 신현규 토마토저축은행 회장을 만나 현황을 들어봤다.

―'토마토'라는 사명이 이색적입니다. 최근 토마토가 금값인데 알고 계신가요.

▶(웃음)2002년 신한저축은행을 인수한 후 사명 변경을 고려하던 차에 문득 '토마토'가 떠오르더군요. 성장과 생명력을 상징하는 토마토는 겉과 속이 모두 빨간 채소입니다. 이는 '표리부동하지 않고, 고객의 성공을 위해 은행과 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과 일맥상통했습니다. 이런 의지가 브랜드에 담겨있다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저축은행 부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더군요.

▶PF부실은 금융기관 전반의 어려움으로, 고객 및 언론에서 걱정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저축은행들은 부동산PF로 큰 수익을 내왔으나 부동산경기 침체로 연체율이 다소 올라갔습니다. 다만 저축은행에 대한 위기감이 다소 부풀려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최근 금융당국이 모든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PF대출 전수조사 결과 금융권 PF대출 총액에서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12% 정도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토마토저축은행에는 PF부실 문제가 없습니까.

▶우리는 2006년 하반기부터 PF대출 비중을 총자산의 10%대로 낮췄고, 우발손실에 대비해 충당금도 충분히 쌓아왔습니다. PF대출이 소액이라도 부동산담보 설정 및 사업 참여자들의 신용보강을 통해 예방 조치도 취했습니다. 우리뿐 아니라 대부분 저축은행도 비슷한 상황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축은행의 PF대출은 대부분 부동산을 담보로 잡아 연체가 되더라도 자금회수 가능성은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일시적으로 연체율은 올라갈 수 있으나 금융위기가 해소되면 대부분 문제가 정리될 듯 합니다. 여신 중 PF비중이 높은 곳들도 이미 충당금을 상당부분 적립했다는 점에서 리스크는 낮다고 보시면 됩니다.

―경기회복은 언제쯤 될 것같습니까. 회복을 점칠 수 있는 바로미터가 있으신가요.

▶내년 1/4분기를 저점으로 연말부터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같습니다. 근거 지표는 들기 어렵습니다만 9개월 만에 끝난 외환위기 때와 유사한 흐름이 예상됩니다. 주가지수 그래프를 보면 지금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미국이 금융부실을 1차적으로 수습한 듯하고, 세계정책 공조도 이뤄지고 있어 예상보다 짧게 끝날 듯합니다. 일부 헤지펀드 매니저도 비슷한 시각을 가지고 있더군요. 환율상승으로 경상수지 흑자폭이 늘어나고, 이런 영향으로 다시 환율이 하락하면 긍정적인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축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치는 어떻게 보시나요.

▶업계에선 금융감독원이 적절한 사전조치를 취한 덕에 PF 등 부실규모가 상당폭 줄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2006년 8월부터 사업부문별 여신비중이 전체의 30%를 넘지 않도록 지도해 왔습니다. 저축은행들은 지나친 규제라고 불만을 가지기도 했으나 되돌아보면 합당한 조치였던 듯 싶습니다. 최근 금융위기에서도 저축은행만큼은 금감원이 마련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후조치에서도 주목할 게 있습니까.

▶예컨대 자율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제도가 있습니다. 올해부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낮은 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인수자금 120억원당 1개 점포를 6개로 정해진 영업권 밖에 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덕에 업계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되면서 예전처럼 부실 저축은행들이 영업정지를 당하는 현상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부산 양풍저축은행 인수를 결정한 것도 이런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양풍저축은행을 인수하게 된 배경은.

▶양풍저축은행은 자산규모 2080억원으로, 최근처럼 여신영업이 어려운 상황에선 외형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보다 주목하는 건 영업망 확충입니다. 양풍저축은행을 인수하면 M&A 인센티브에 따라 2개가량 지점을 더 낼 수 있지요. 신규 지점은 서울 선릉역 부근과 명동지역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간 경기·인천지역에서만 역량을 쌓아왔는데 저축은행들이 밀집한 강남에 진입하면 상품이나 고객서비스에서 경쟁력을 검증받는 계기가 되리라 봅니다.

―저축은행이 지방고객에 대한 서비스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있던데요.

▶올바른 지적입니다. 아무래도 수도권이 여·수신영업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어서 그런 듯합니다. 우리도 서울쪽 지점 신설이 마무리되면 충청과 영남지역에 점포를 추가로 개설할 생각입니다. 이렇게 되면 경기 7개 점포에 신설점포 4개, 부산본점을 합해 총 12개 점포를 갖게 돼 전국 규모의 저축은행으로 재도약할 수 있게 됩니다. 브랜드 인지도와 경영 노하우가 잘 접목된다면 다양한 측면에서 막대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부산 양풍저축은행에도 480억원을 증자, 최대한 빨리 경영정상화를 이루고 지역고객들을 맞을 계획입니다.

―캄보디아에 진출한 것은 이례적으로 보입니다.

▶캄보디아는 현지 특화은행인 베스트뱅크에 4억원을 투자해 10%의 지분을 획득했습니다. 캄보디아는 아직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최근 금융위기와 관련이 없고, 풍부한 자원과 성장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올 7월 부국증권과 공동투자를 결정하기까지 오랜기간 시장조사를 했는데, 좀 더 차분한 시간을 가지고 현지투자 및 대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미국 테미큘라은행에도 출자를 했는데, 서브프라임 피해는 없었나요.

▶지난해 8월 테미큘라은행이 설립되면서 140만달러를 투자해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영업을 하려던 차에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지면서 영업을 보수적으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테미큘라에 투자한 건 미국 부동산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거액자산가들에게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아울러 금융의 지역통합 현상과 선진시장의 정보획득, 직원역량 강화 등의 다양한 목적도 고려했지요. 금융시장이 정상화되면 현지공략의 근거지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올해 6월 설립한 애플투자증권에 지분을 참여한 것도 자산운용 및 글로벌 금융서비스 확대라는 맥락에서 해석해주시면 됩니다.

―고객서비스가 좋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업무시간 중 은행을 찾기 어려운 직장인들을 위해 수요일 하루만큼은 전지점이 저녁 8시까지 창구를 개방해서 고객들을 맞고 있습니다. 영업점도 방문고객들이 편하게 기다릴 수 있도록 카페형 공간으로 단장했습니다. 아직 개선할 점이 많아서 계속 고민 중입니다. 직원들의 자질향상에도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좋은 서비스는 결국 뛰어난 직원들에게서 나온다는 생각에서입니다.

―직원들 교육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으신가요

▶우선 한달에 1~2회 토요일을 활용해 직원들에게 각각 2시간의 교양·문화 및 서비스·전문업무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또다른 고객이라는 점에서 국내외 직원 장기연수 및 부부 동반 워크숍 등 직장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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