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정말 은행원은 '갑'인가요"

[현장클릭]"정말 은행원은 '갑'인가요"

임동욱 기자
2009.03.1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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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난 은행원은 근심스런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저희 은행원이 정말 '갑'이었던 적이 있나요". 머뭇거리는 사이 그는 더 나아갔습니다.

"여당의 고위인사가 은행이 '갑'의 위치에 있으면서 이득을 공개하지 않는 이기적 집단이라고 지적했는데 과연 내 월급내역을 공개하면 그의 주장대로 금리를 낮출 수 있을까요."

그는 지난 10년간 한번도 '갑'으로 살아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은행 입행 후 영업점에 배치된 그는 정기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습니다.

한 기업의 대출을 끌어오기 위해 주변 다른 은행과 금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게 불과 얼마전 일이라고 합니다. 그는 "돈을 빌려주거나 받을 때 모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뛰는 것이 은행원"이라며 "정말 나는 '을'로 살아왔는데 '갑'이라고 하니 혼란스럽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다른 은행의 직원은 수년째 한 고객의 항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입행한 지 얼마 안돼 서류에 몇줄 적어넣은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업무를 더욱 정확히 처리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오해를 한 고객은 그가 지점이나 부서를 옮길 때마다 따라다닌답니다. 주변에서는 차라리 고소를 하라고 권하지만 그는 "고객인데…"라고 반대했답니다.

수년간 은행권을 취재하면서 기자의 시각이 은행편에 기울어졌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지만 그간 경험한 은행원의 애환은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은행원들은 소원이 "밤 9시 뉴스를 집에 가서 보는 것"이라고 할 만큼 퇴근도 늦습니다. 본격적인 업무는 은행문을 닫은 오후 4시30분 이후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은행에 대한 국민의 시선은 싸늘합니다. 상당수 기업이나 고객들은 과거 은행의 '횡포'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은행원들이 '을'이었다고 주장해도 예전 고금리 시절이나 특히 경제위기를 맞은 때 은행이 '갑'의 지위를 누려왔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겁니다. 최근 닥친 경제위기가 은행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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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욱 바이오부장

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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