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엄벌 잣대 조목조목 만들자

[기고]엄벌 잣대 조목조목 만들자

황만성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09.04.02 10:23

['사회악' 보험범죄를 막아라]<3>손해보험사는 '봉'

강호순 사건을 계기로 보험범죄에 대한 적극적 대책을 아쉬워하는 시민의 목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었다. 2005년에 저질러진 네번째 아내와 장모에 대한 방화사건이 제대로 수사되고 사법처리가 되었으면 그 이후의 무고한 생명은 살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강호순 사건뿐만 아니라 가족을 살해하거나 중상해하는 경우에서부터 자동차사고를 고의로 발생시키거나 피해를 과장해서 보험금을 청구하는 범죄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은 불경기로 인한 생계형 범죄라는 특성보다는 '쉽게 돈을 많이 챙길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이 만연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금을 허위로 청구했다가 적발된 자는 2005년에는 1만9274명, 2006년에는 2만6754명, 2007년에는 3만922명이었으며, 2008년에는 4만1019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과 3년만에 2배가 넘게 증가했으며, 작년에는 2007년에 비해 32.7%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보험사기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보험사기에 대한 종래의 형사정책적 대응이 실패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보험사기가 단순히 도덕적 해이의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범죄행위라는 것을 인식하고 보험사기에 대한 효과적이고 종합적인 형사법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할 것이다.

보험범죄에 대한 법적·제도적 개선은 기본적으로 두가지 측면에서 같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보험사기 행위를 한다는 것이 법적으로 어떤 범죄를 구성하고 어떠한 형벌을 받게 되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형법이나 관련법에서 보험범죄의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조문의 신설이 필요할 것이다. 최근 국회에 제출된 형법개정안 중에는 이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어 고무적이라 하겠다.

한편 일반인이 스스로 보험범죄행위로 나아가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보험범죄를 이미 저지른 사람도 재범을 하지 않도록 하는 기능은 보험범죄에 대한 형벌의 종류와 형량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다.

무거운 법정형을 정해두는 것보다는 실제 법원에서 선고되는 형량이 얼마인지가 범죄억제력과 중요한 관련성을 가진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점에서 보험범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보험범죄에 관한 적정한 양형기준의 설정은 법률의 개정방안과 더불어 보험범죄에 대한 가장 중요한 대책이라고 할 것이다.

이외에도 전문화된 보험범죄 수사전담조직의 설치, 보험범죄에 대한 통계와 범죄유형 분석자료의 축적, 민간조사권한의 제한적 인정 등은 보험범죄에 대한 대책의 하나로서 논의되고 있으며, 이러한 논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보험범죄는 일반 재산범죄와는 달리 선량한 보험가입자에게 피해를 주며 건전한 국민경제를 왜곡시키므로, 보험범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하며 형사사법의 측면에서도 적극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의 수립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