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시험대 오른' 산업은행

[현장클릭] '시험대 오른' 산업은행

이새누리 기자
2009.04.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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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불쑥 기자실을 찾았습니다. 그는 금융위기를 맞은 기업들이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자금압박에 시달리는 대기업이 알짜 계열사의 경영권을 포기하면 사모투자펀드(PEF)와 함께 이를 인수해 원래 가치대로 되돌려 놓는다는 것이 산은의 지원 원칙입니다. 앞으로 3~4년 후 경기가 회복되고, 떨어져 나왔던 계열사 몸값이 높아지면 자산을 처분했던 원매자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신용공여한도가 찬 기업들이 계열 분리를 통해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하거나 지분을 매각해야 유동성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채권기관에도 남는 장사지요. 알짜기업을 저가에 사들여 차익을 남길 수 있고 주거래기업의 부실 염려도 없어지니 일석이조라는 겁니다.

모두 '윈윈'(win-win)하는 이 시나리오로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듯 한데요.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알짜기업의 가격을 둘러싼 대기업과 채권기관간 줄다리기부터 PEF조성을 위한 재무적투자가 모집 등은 실무적인 얘기지만 쉽지만은 않은 관문입니다.

이달 말 재무구조평가가 끝나는 주채무계열 45개 그룹 중 산은과 주거래 관계인 곳은 약 30%(12개). 바빠진 건 산은입니다. 동양, 한진 등 부채비율이 200%가 넘는 주거래 기업도 비교적 많습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닙니다. 산은의 숙원, 지주회사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민영화 준비도 동시에 해야 합니다.

구조조정이 얼마나 매끄럽게 진행되느냐는 민영화를 위한 실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겠지요. 산은 내부에선 이달 말 큰 폭의 인사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민 행장이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유례없는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을 할 것이라는 얘기가 들립니다.

결국 시험대에 오른 것은 구조조정을 앞둔 기업이 아니라 산은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민 행장은 "지금은 산은이 가장 큰 변화를 맞고 있는 시기"라고 했습니다. 대기업 구조조정의 성공 여부가 각별해 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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