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시장 기류변화①]건설사 "PF사업 리스크 줄었다"
더벨|이 기사는 03월09일(17:48)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금융위기 이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서 '절대적이었던' 은행의 파워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우량 건설사들이 'PF 사업에 대한 리스크가 줄었다'며 만기 도래한 PF대출 금리를 인하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채권시장에서는 유동화증권의 금리 인하가 상당폭 진행되고 있다.
계절적 특성과 건설업황 부진으로 PF 딜(Deal)이 급감하면서 PF-대출·유동화증권 수요가 다량 대기하고 있어 건설사의 목소리를 높여주고 있다. 은행은 PF 대출을 줄이려 하고 있지만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우량 건설사 자산을 크게 축소시킬 수는 없다. '을(乙)'의 위치에서 벗어나려는 건설사와 '갑(甲)'의 파워를 지키려는 금융권간 신경전이 치열해진 셈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이후 활기를 되찾은 PF의 만기가 올 2분기 대거 도래한다. 은행 PF대출과 별도로 자산유동화증권의 만기 금액이 3월 2560억원에서 4월 8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5월과 6월에도 각각 6330억원과 6963억원이 대기하고 있다. PF 대출도 이와 비슷한 비율로 만기 도래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산유동화증권 만기 도래금액중 신용등급 A 이상 우량 건설사의 PF가 1조7658억원(3월~6월)으로 70% 정도 된다. 그중 3월에GS건설(26,250원 0%)(AA-)의 서교자이제이차유동화회사의 200억원이 만기 도래한다. 또 한화건설(A-) 우동센텀유동화와대성산업(A0) 티와이남곡이 각각 450억원, 870억원 유동화증권 만기가 돌아온다.
이들 우량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PF 만기 연장시 금리 인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증권회사를 통한 채권시장에서 조달비용은 자연스럽게 내려가고 있고 은행과의 협상이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달 발행된 현대엠코(A-)의 2년6개월 만기 ABCP 발행금리는 6%대였다. 이달 들어 대림산업(A+)도 21개월 만기 ABCP를 6%대 초반으로 발행했다. 지난해 상반기 A급 건설사들이 두 자릿수 금리로 ABCP를 발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 들어 만기가 돌아오는 PF 대출에 대해 우량 건설사 중심으로 금리를 내려달라는 요구가 강하다"며 "유동화를 통한 발행 비용 하락과 비교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위기를 극복하면서 불확실성과 불안전성이 거의 해소됐다는 것이 금리 인하 요구의 근거다. 채권시장에서의 금리 하락 현상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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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유동화를 통한 조달 비용이 은행 대출에 비해 통상 50~100bp 높지만 최근 이 차이가 거의 극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ABCP 물건이 없어 수요자들이 난리"라며 "나오기만 하면 서로 담으려는 수요가 너무 많다"고 전했다.
건설사들은 만기 연장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은행 대출보다 리스크가 좀 있더라도 저렴한 ABCP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9일 금광기업은 경주 영주 PF건과 관련, 은행 대출 200억원과 ABCP 60억원 만기가 도래하자 260억원 전액을 ABCP를 발행해 차환했다.
상황 변화를 인식하고 있는 은행들도 건설사의 요구를 수용할 분위기다. 단 전체 부동산과 PF 업황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PF 금리 인하 요구가 상당히 강해졌다"며 "리스크와 금융 환경의 변화를 감안하면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 인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곳은 우량 건설사들 뿐"이라며 "중견 이하 건설사에 대한 대출은 지속적으로 축소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