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힘 센 금융지주 회장'의 '수난시대'

[현장클릭]'힘 센 금융지주 회장'의 '수난시대'

오상헌 기자
2010.06.2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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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금융사고 등으로 곤혹

요즘 금융지주 수장들의 속이 영 편치 않다고 합니다. 어윤대 KB금융회장 내정자와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에게 해당되는 얘깁니다. 인수합병(M&A)에 따른 은행권 재편, 본격적인 영업전쟁을 앞둔 상황에서 저마다 이런저런 악재와 맞닥뜨려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속내가 복잡한 건 어윤대KB금융(157,000원 ▼1,300 -0.82%)회장 내정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공식 취임(내달 13일)도 하기 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금융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발언이 몰고 온 이른바 '메가뱅크' 논란입니다.

사실 어 내정자의 그동안 발언을 복기해 보면 억울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M&A 추진에 앞서 "'경영합리화'가 우선"이라고 전제를 달았으니까요. 하지만 KB금융 내실다지기나 수익성 개선 등은 M&A 발언에 묻혔습니다. M&A와 은행권 재편이 금융권의 '핫이슈'란 점을 간과한 거죠. "어 내정자가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옵니다.

지난 22일엔 진동수 금융위원장까지 나서 "메가뱅크는 그분(어 내정자)의 포부"라며 "은행 대형화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고 제동을 걸었을 정돕니다. 어 내정자는 급기야 "M&A보다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해명 아닌 해명을 해야 했습니다.

M&A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는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도 마찬가집니다. 내심 우리금융과의 합병을 바라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습니다. 무엇보다 KB금융이란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이 부담스러운 눈치입니다. 대안으로 외환은행 인수도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먹튀 도우미' 논란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길이란 게 중론입니다. M&A를 통한 성장전략에 사활을 걸고 있는 김 회장으로선 '딜레마'에 빠져 있는 셈이죠.

이팔성우리금융회장의 심기도 매우 불편합니다. 민영화를 앞두고 잇달아 터진 내부 악재 탓입니다. 경남은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금융사고에 이어 얼마 전 우리은행에서도 거액의 PF 대출 부실이 발생했다는 점이 알려졌습니다. 별다른 탈 없이 조속한 민영화를 추진하려던 우리금융으로선 복병을 만난 거죠. 여기에다 우리금융 민영화가 또 다시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이 회장의 속내를 더욱 복잡하게 합니다.

최근 만난 한 시중은행 고위 임원은 "힘 있는 실세 회장들의 '수난시대'"라고 하더군요.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대학 동문이자 측근인 어 내정자와 이 회장, 김 회장을 두고 한 말입니다. 나름의 영향력을 토대로 각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M&A 이슈를 끌고 가려 하지만 상황이 따라주지 않으니 그런 말이 나올 법합니다. '실세 회장'들이 저마다의 고민거리들을 어떻게 풀어낼까요. 최후의 승자는 누가될까요. 결말이 벌써부터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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