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 회장, 조직안정 위해 출국했다고?

라응찬 회장, 조직안정 위해 출국했다고?

정진우 기자
2010.10.12 08:23

[현장클릭]신한금융그룹 직원들 'CEO 피로감' 호소

라응찬 신한금융그룹(신한지주(92,100원 ▲2,100 +2.33%)) 회장에 대한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차명계좌가 1000개 이상이라는 얘기부터 그 곳에 수백억 원이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 등 자고나면 라 회장 관련 의혹은 눈덩이처럼 부풀어 오르고 있습니다.

라 회장은 지난 11일 오전 이런 의혹을 부인하며 "자진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라 회장은 조직을 위해 적어도 내년 3월 주총 때까지 있고 싶다고 입장을 발표하고, 금융당국으로부터 "오만하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출국했습니다.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신한 내부에서 많은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직 안정을 우선시 한다는 '회장님'이 자리를 갑자기 비워 쓸데없는 비판을 받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출국한 라 회장의 '조직안정'을 원하는 말에 의문을 표합니다. 신한금융그룹 한 계열사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라 회장에 대한 의혹이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명하러 온 줄 알았는데 또 갑자기 자리를 비우면 어떻게 하냐"며 "이럴수록 조직은 더욱 불안해지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신한맨들이 'CEO 피로감'에 빠졌다고 토로합니다. 경영진들이 연일 언론매체에 등장하면서 조직의 위상을 깎아 내리고 있어 자괴감마저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이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든지 거부감부터 생긴다는 반응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신한은행의 한 직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많은 직원은 이제 무덤덤한 상태인데 회장을 비롯해 경영진이 계속 언론에 나와 혼란스럽다"며 "회장이 그만둔다고 한들 조직이 쉽게 흔들리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이미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누가 그만둔다고 해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일각에선 라 회장이 계속 자리를 지키겠다고 한 배경엔 후계구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라 회장 가신그룹들이 중요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포석을 마련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금 신한의 경영진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그동안 '포스트 라응찬'이라고 알려진 사람들은 없습니다.

직원들은 라 회장이 없더라도 관치를 막을 방법은 충분히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사회를 중심으로 모두가 합심하면 가능하다는 얘기겠죠. 직원들 사이에선 라 회장이 오히려 보이지 않는 세력의 비호(?)를 받으며 관치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정진우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