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 주식" 마이너스대출 급증에 은행들 '올스톱'

"빚내 주식" 마이너스대출 급증에 은행들 '올스톱'

전예진, 배규민, 박종진 기자
2011.08.18 16:49

증시폭락 이후 대출로 주식사는 개인 급증… "주식 재폭락하면 큰일" 초강수

시중은행이 신규 대출 취급을 중단키로 한 데는 '신용 대출 급증'이 한몫했다. 이달 들어 마이너스 대출 등 신용대출이 가파르게 늘면서 가계 대출 억제 기조를 뒤흔들었다는 게 시중은행의 설명이다.

신용 대출 급증의 원인이 된 게 바로 이달초 증시 폭락이다. 빚을 내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얘기다.

◇개미들 "빚내서 주식"…3주 만에 신용대출 7500억원 폭증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17일까지 우리·국민·하나·신한 등 4대 은행의 가계신용대출은 전월에 비해 7538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1.2%로 올 들어 최고치다.

지난 4월 이후 증가세를 보였던 가계신용대출은 정부의 가계부채대책이 나오면서 지난달 0.4% 감소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선 약 3주 만에 증가율이 1%를 넘어섰다.

이유는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너스 통장 가입자의 대출금이 주식으로 몰렸다. 실제 A은행의 경우 이달 17일까지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1300억원 늘었고 B은행은 '소버린 쇼크'가 있었던 지난 8일 이후부터 17일까지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대출잔액이 800억원 증가했다.

A은행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마이너스 통장의 부채상환이 증가하면서 대출잔액이 마이너스 700억원이었는데 지난주부터 상승세로 돌아서더니 1000억원 이상 급격히 늘었다"며 "주가가 떨어지자 개인들이 주식을 사려고 300만원, 500만원씩 대출을 받는 사례가 모이면서 신용대출이 눈덩이처럼 커졌다"고 설명했다.

마이너스 통장이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낮고 한도 내에서 대출이 쉽다는 점도 대출증가의 요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고한도 1000만원의 마이너스 통장 가입자가 500만원을 빌렸다면 빚이 500만원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추가로 500만원을 내 돈처럼 꺼내 쓸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며 "빚에 무감각해져 주식투자용도로 주로 쓰인다"고 말했다.

◇ 신용대출…가계부채의 새로운 골칫덩이로

신용대출은 800조에 이르는 가계빚 폭탄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가계부채의 원인으로 지적된 주택담보대출을 잡았더니 새로운 골칫덩이가 등장했다"며 "갑작스런 신용대출 증가에 시중은행들은 당황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달 17일 기준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0.1%(3625억)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 들어 매월 0.5% 이상 증가세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 상승폭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 하지만 신용대출 증가율이 1%를 넘어서면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증가 권고기준인 0.6%를 지키지 못하게 됐다.

결국 시중 은행들은 특단의 조치로 대출 옥죄기에 나섰다. 농협, 신한은행, 우리은행은 전세자금대출, 새희망홀씨 대출 등 서민대출을 제외한 신규 신용대출을 받지 않기로 했다.

다른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주택구입자금이나 전세자금은 잔금납부 날짜가 정해져 있어 대출을 강제로 중단할 수는 없고 최근 급등한 신용대출을 중단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달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계대출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된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버린 쇼크' 이후 지난 10일 주식시장에서 개인 순매수액은 1조5562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 개미들은 연일 사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 투자금이 대부분 1000만원 미만인데 외국인과 기관 매도물량을 소화해낼 정도면 수많은 개미들이 몰려 매물폭탄을 막아내는 형국"며 "주식시장이 다시 폭락하면 가계부채가 더 심각해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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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 기자

현장에 답이 있다.

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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