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국감]주요 은행들, 대학·병원·지자체 등 '돈 되는' 거래처 뚫으려 1600억 출연
주요 은행들이 대학교, 대형 병원, 지방자치단체 등 소위 돈이 되는 거래처를 뚫기 위해 출연금 명목으로 낸 돈이 연간 1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은행과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등 국책·특수은행들과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대학·병원·지자체에 출연한 금액은 모두 156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은행과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의 출연금 총액은 500억원이다. 농협중앙회가 38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기업은행이 87억원, 수협이 30억원 등이다. 4대 시중은행 중에는 우리은행이 54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 303억원, 하나 124억원, 국민 88억2000만원 순이다.
은행들은 대학, 병원 등에 새로 영업점을 개설하거나 지자체와 주거래 계약을 맺으면서 그 대가로 금리혜택을 제공하지만 때로 거액의 기부금을 내기도 한다.
박민식 의원은 "본래 의미의 출연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달성하기 위해 기부하는 것을 말하지만 은행권에서의 의미는 다르다"며 "겉으로는 사회공헌활동 홍보로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내부적으로는 영업점 유치 혜택, 학교발전자금 유치 등 안정적 고수익을 올리고, 경우에 따라 법인세 감면혜택까지 받는 '일석삼조' 영업"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감사원이 지난 2009년 은행들의 과다한 금품 제공을 지적했고 이에 따라 금감원이 내부집행기준이나 절차를 마련하라고 은행들을 지도했지만 제대로 된 사후관리나 특별조사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실제 지난 3월 기관별 출연금 한도 산정도 없이 서울대에 50억원을 출연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업은행은 출연금을 낸 3월 서울대 관악캠퍼스에 'IBK커뮤니케이션센터'를 건립키로 하고 기업은행 영문 약자인 'IBK'를 붙여 영구히 사용하기로 했다.
박 의원은 "은행들의 과열 유치 경쟁이 도를 넘었다"며 "출연금 지급행위의 법위반 여부를 살피기 위한 감사원과 금감원, 공정위의 신속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