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검사서 대규모 추가 부실 드러나…日 SBI그룹 또다시 수천억 유증 불가피

저축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살아남은 업계 1위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금융당국의 검사 결과 수천억원 규모의 추가 부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한 일본 SBI그룹은 부실 규모만큼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또 다시 실시하지 않으면 퇴출될 처지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예금보험공사 등과 함께 최근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 대한 정기 검사를 마쳤다.
이번 검사는 일본 SBI그룹이 유상증자로 현대스위스를 인수한 후 실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 요건을 만족시키고 있는지를 확인하는데 중점이 맞춰졌다.
검사 결과 추가로 확인된 부실 규모가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주택 관련 부문 대출에서 무더기 부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를 반영한 지난 3분기(3월말) 누적 당기순손실은 무려 3765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일본계 투자금융그룹인 SBI는 대규모 유상증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스위스는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구조조정(적기시정조치)을 유예 받으면서 BIS비율을 7%로 맞출 것을 요구받았다.
SBI는 지난 3월 약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현대스위스를 인수하면서 이 비율(지난해 말 기준)을 딱 맞춰놓은 상태다. 하지만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금감원이 다시 검사해보니 수천억원이 모자라게 된 셈이다.
저축은행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일본 SBI는 인수할 때보다도 더 많은 3000억~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더 해야 당국이 요구하는 건전성 비율을 맞출 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현재 SBI 측은 한꺼번에 거액을 조달하기는 어려우니 순차적으로 유상증자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하고 있다. 인수 당시 실사과정에서 자신들이 부실을 발견하지 못했으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만약 SBI그룹이 추가 유상증자를 포기하면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퇴출 수순을 밟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이미 투자한 2000억원 이상의 돈을 손해 볼 수밖에 없어 어떻게든 유상증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스위스 관계자는 "추가 유상증자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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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만간 금융위원회 회의 등에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 대한 적기시정조치 여부, 유상증자 기간 부여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SBI그룹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기존 대주주인 SBI 파이낸스 코리아를 지배하는 지주사다. 80여 개의 금융 자회사를 보유한 총자산 24조원의 일본 최대 투자금융그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