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7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재적인원의 과반수 이상 찬성표가 나오면 총파업 등 쟁위행위가 가능하다. 금융노조는 9일 투표 결과와 함께 향후 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금융노조가 쟁의행위에 돌입하려는 이유는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의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금융노조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사측의 수용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기에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점심 때 1시간 은행 문을 닫고 전직원이 점심시간을 동시에 사용하게 해달라는 요구부터 그렇다. 은행원들은 서로 번갈아 가며 점심을 먹고 들어와 창구 업무가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데 이렇다 보니 점심을 급하게 먹게 된다는 것이 금융노조의 주장이다.
이에 기업은행이 '점심시간 1시간 PC오프제'를 도입하는 등 은행들은 직원들의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전직원의 점심시간 동시사용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점심시간 동시사용을 위해 은행 문을 닫으면 점심시간에 짬을 내 은행을 찾는 직장인들의 불편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개선도 공감대를 얻는데 실패했다. 금융노조는 정년을 만 63세로 연장하고 임금피크제 진입 시점도 만 55세에서 3년 연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임금피크제로 사실상 정년이 빨라진 만큼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최대한 직장생활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금융노조의 주장이다.
하지만 정년이 늘어나면 그만큼 신규채용은 축소될 수 밖에 없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년을 늘린다는 건 청년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4일 금융노조 창립 58주년 기념식에서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 등과 만나 희망퇴직 확대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청년 취업을 늘리기 위해서였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다면 2016년 9월 이후 2년만이다. 당시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 폐지를 외치며 파업했다.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 노동강도는 강해지는데 임금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많은 곳에서 지지를 얻었음에도 파업 참여율이 높지 않았다. 당시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파업 인원은 1만8000명 수준으로 전체 은행원 대비 참가율은 15% 수준이다. 특히 4개 대형 시중은행은 참가율이 3% 내외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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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융노조의 요구는 국민 편의와 형편을 고려하지 않은 '제 밥그릇 챙기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대로 파업을 강행하면 일반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국민들의 분노만 살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파업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나중에 파업을 접을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금융노조가 파업을 끝낼 명분을 '국민의 분노'에서 찾을 생각이 아니라면 파업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