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고점 대비 20% 하락하면서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에서 3조원대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임대료가 들어오지 않아 대출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하거나 부동산 담보가치(LTV) 하락으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사업장은 미국·캐나다·홍콩 소재 오피스·상가 등 총 28곳에 달했다.
특히 개인이 투자한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21개 중 올해 8개가 만기도래 하는 가운데 1건은 이익배당이 유보되고 2건은 자산 매각에 따라 손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 언론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9월말 기준 금융권 해외대체투자 잔액이 총 56조4000억원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는 금융권 총자산 6800억원의 0.8% 수준이다.
업권별로 △보험 31조9000억원(54.6%) △은행 10조1000억원(17.9%) △증권 8조4000억원(14.9%) △상호금융 3조7000억원(6.6%) △여신전문금융사 2조2000억원(0.5%) △저축은행 1000억원(0.2%) 순이었다.
전체 투자금액 중 연내 만기도래 규모는 12조7000억원이다. 2026년 말까지는 15조2000억원에 달하며 2030년까지 총 43조70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투자 지역은 북미가 34조5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유럽 10조8000억원, 아시아 4조4000억원, 기타 지역 6조6000조원이었다.
투자대상별로는 사업장 파악이 가능한 부동산 개발·임대사업 목적 투자금액이 35조8000억원에 달한다. 블라인드 펀드·재간접 펀드 등 사업장 파악이 불가능한 복수자산 투자금액은 20조5000억원이었다.
2022년 이후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단일 사업장 투자금 35조8000억원 중 2조4600억원(올해 2월 기준) 규모의 기한이익상실(EOD)가 발생한 것으로 금감원은 파악했다. 기한이익상실은 △공실률 확대에 따른 임대료 수입 감소로 인한 대출 원리금 미지급 사유 △자산가치가 LTV(담보인정비율) 밑으로 하락한 사유 등 2가지로 나뉜다.
EOD 규모는 지난해 6월말 1조3300억원에서 지난 9월말 2조3100억원으로 확대됐으며 이후 현재 시점 기준 2조4600억원으로 재차 늘었다. 최근 3곳의 사업장에서 EOD가 추가 발생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EOD 사업장 투자분은 보험사와 증권사 비중이 높다. 코로나19 이후 선진국 재택근무가 확산했고 고금리가 지속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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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칠 금감원 부원장보는 "단일사업장 투자건과 블라인드 펀드 투자까지 합치면 전체 56조원 투자금 중 약 5.9%(3조3000억원)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했다"며 "단일사업장 손실규모가 1.5배 수준으로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EOD가 발생했다고 전액 손실이 발생한다고 할 수 없으며 향후 투자자간 대출조건 조정, 만기연장, 대주변경 등을 통해 EOD 해소가 가능하며 자산매각시에도 배분 순위에 따라 전액 또는 일부 투자금 회수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개인 투자자의 돈이 묶인 임대형 해외부동산 공모펀드는 총 21개로 설정액은 2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는 8개(설정액 9000억원)다. 8개 중 1개는 이익배당이 유보됐으며 2개는 자산매각 중으로 최종적으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감원은 북미 지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 큰 폭의 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향후 추가적인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 고점인 지난 2022년 4월 대비 지난해 9월말 기준 하락률은 22.5%이었다. 유럽지역은 같은 기간 22.0% 떨어졌다.
김병칠 부원장보는 "상업용 부동산이 상당폭 하락할 것이란 가정하에 스트레스테스트를 해 본 결과에서도 규제 비율을 하회하거나 위험성이 발생하는 금융회사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개별 금융회사 차원에서도 충분히 감내가능하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위기설을 일축했다.
금감원은 손실 및 부실(우려) 자산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를 위해 금융회사와 금감원 해외사무소 등과 연계해 신속보고체계 운영한다. 금융회사·자산별 리스크관리 강화를 위해 만기임박 자산 등에 대해 금융회사의 대응계획을 선제적으로 파악·관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