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새도약기금 참여해"… 추심 대부업 '허가'에 조건 건다

단독 "새도약기금 참여해"… 추심 대부업 '허가'에 조건 건다

이창섭, 김도엽 기자
2026.01.08 16:00

금융당국, 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 전환 추진
허가 시 '사회적 신용' 고려… 정부정책 협조 등 공적 역할 따질 듯

대부업법 등록 관련 조항/그래픽=임종철
대부업법 등록 관련 조항/그래픽=임종철

금융당국이 새도약기금 등 정부 정책에 비협조적인 추심 전문 대부업자에 인·허가를 내주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은 금융업 허가 시 회사가 '사회적 신용'을 갖췄는지를 중요하게 보는데 해당 요소에서 새도약기금 참여 등 공적 역할을 다했는지도 포함될 예정이다. 현재 새도약기금 참여에 소극적인 대부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대부업법을 개정해 매입채권추심업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매입채권추심 업체는 대출을 내주는 일반적인 대부 금융사와는 달리 채권을 사 와서 돈을 받아내는 일을 전문으로 한다. 서민 대상의 무분별한 추심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허가제로 바꾸면서 자본금 기준을 30억원으로 상향하는 등 요건을 강화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매입채권추심업 허가를 심사할 때 회사가 새도약기금 참여 등 정부 정책에 얼마나 협조했는지도 고려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금융사를 인허가 할 때 '사회적 신용'을 갖췄는지를 확인한다. 인가받으려는 금융사 또는 그 대주주가 최근에 법 위반이나 금융질서를 어지럽혀 물의를 일으키지 않았는지 따지는 것이다. 대부업법에서도 금융위에 등록하려는 매입채권추심 업체는 사회적 신용을 갖춰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새도약기금은 원금 5000만원 이하, 7년 이상의 장기 연체 채권을 탕감해주는 제도다. 취약 차주의 채무를 조정해 재기를 돕자는 취지의 정부 정책인 만큼 금융사로서 사회적 신용을 갖추려면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 판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본금이나 직원 등 요건을 갖췄다고 금융당국이 무조건 금융사 인가를 내주는 게 아니고, 당연히 여러 정책적인 고려가 들어갈 수 있다"며 "사회적 역할을 다하지 않는 금융사에 인가를 내주긴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방침은 현재 새도약기금 참여가 저조한 추심 대부업체에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새도약기금의 총탕감 목표액은 공공부문을 제외하고 12조8603억원이다. 이 중 6조7000억원 이상이 대부업권 채권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장기 연체채권을 보유한 상위 30개 대부업체 중에서 새도약기금 협약을 체결한 곳은 10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업체 참여가 저조한 건 낮은 매입가율 때문이다. 정부가 제시한 장기 연체채권 매입 가격은 액면가 약 5% 수준이지만 대부업체는 평균 매입가율인 25%는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매입채권추심 업체는 834곳이다. 대부업계는 이번 허가제 전환으로 상위 약 30곳 업체 정도만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한다. 허가를 받지 못할 대다수 영세 업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편으론 이번 기회로 대부업의 이미지를 개선하면서 동시에 권리를 찾아오자는 목소리도 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부업은 일반적인 금융과는 동떨어진 분위기가 있었다"며 "이번 금융당국 방침으로 공적인 역할과 의무가 강화되면 대부업도 '금융'이라는 옷을 갖춰 입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업이라는 명칭을 '생활금융' 등으로 새롭게 바꾸는 게 업계의 멍에를 덜어낼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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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이창섭입니다.

김도엽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도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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