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상품 팔수록 이익 증가
위반 적발땐 배상논란 가능성, 제2의 '홍콩 ELS 사태' 우려

은행들이 위험등급이 높은 ETF(상장지수펀드) 신탁상품을 판매해 막대한 수수료이익을 쌓았지만 동시에 불완전판매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판매과정에서 상품구조 및 수수료 등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는지는 물론 위험등급이 높을수록 은행에서 판매상품으로 내세우기 적절한지를 꼼꼼히 살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은행이 1~6월 판매한 ETF 가운데 투자위험등급 1등급(매우 높은 위험)인 상품의 비율은 평균 57%로 집계됐다.
국내에선 주식형 ETF에 수요가 쏠리면서 과거부터 은행 신탁판매 비중에서 위험등급 1~2등급이 차지한 비율이 높았다. 특히 올들어 이같은 추세는 뚜렷해졌다. 1~2등급 비중이 2024년 76%, 지난해엔 87%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98%로 뛰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증시가 활황을 보인 가운데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 'TIGER 반도체TOP10' 'SOL AI반도체TOP2플러스' 'HANARO Fn K-반도체' 등 주식테마 ETF를 중심으로 판매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은행권이 벌어들인 ETF 신탁판매 수수료수익도 급증했다. 일부 은행은 투자위험등급이 높을수록 수수료를 더 많이 받는 구조다.
비대면 가입기준 국민은행은 1·2등급 상품에 대해 선취수수료 0.7%를 수취하는 한편 4등급(보통위험)은 0.5%를 받는다. 신한은행은 1·2등급 0.8%, 4등급 0.5% 수준의 수수료를 책정했다. 하나은행은 1~2등급의 경우 0.8% 수수료를 받고 4등급은 0.3%를 수취한다.
고위험 상품판매가 늘면서 관련 수수료이익도 불어났다. 5대은행이 올해 1~6월 ETF 신탁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수수료수익은 548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수수료 1814억원의 3배를 웃돈다.
문제는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인 만큼 불완전판매 리스크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위험등급이 높을수록 판매상품 등재 전 거쳐야 할 내부심의가 까다로운데 이를 제대로 충족했는지가 관건이다. 모범규준에 따르면 은행은 비예금상품위원회를 통해 위험등급 1~3등급 상품의 판매여부를 심의해야 한다.
다음달 금융감독원이 각 은행의 ETF 판매현황을 점검키로 하면서 투자위험등급이 높은 ETF에 대한 불완전판매 정황이 적발될 경우 은행권엔 후폭풍이 예상된다. 과거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사태처럼 배상이슈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단순히 위험등급이 높은 상품이 팔린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위험등급이 높을수록 소비자에게 판매권유를 적절하게 했는지를 더 세심히 살펴볼 의무가 있어 관련 내부통제 절차가 검사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