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전시 넘어 휴식과 치유의 공간 원해
K콘텐츠 체험·참여 프로그램 확대하면
문화·경제적 효과와 국가 브랜드 높일 것
K컬처와 K콘텐츠가 해외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전파하는 매개체로서 미술관·도서관·박물관 정책이 필요해졌다. 유력한 방안으로 '라키비움'이란 개념을 제안하고자 한다.
라키비움(Larchiveum)은 미국 텍사스 오스틴 대학의 메건 윈젯 교수가 2000년대에 주창한 정보수집 및 문화에 관한 복합공간이다. 도서관(Library)·기록관(Arcvhive)·박물관(Museum)의 영어 합성어다. 학생들이 학업 관련 정보·자료 수집을 하느라 도서관 이외에 여러 소스를 백방으로 찾아다니는 노고를 안타깝게 여겨 위의 세 가지 개념을 통합한 공간 또는 시스템을 구상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기록을 보관하는 공간과 열람하는 도서관이 협력하고 통합해 나가는 것이 추세였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박물관의 역할과 기능까지 더하는 작업이 가세한 것이다. 대표적 사례로 흔히 프랑스의 퐁피두센터와 국립도서관(리슐리외 분관)이 꼽힌다.
라키비움은 가치있는 기록을 분류 보관하고 대여하는 도서관의 기능을 넘어서 다채로운 지식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보 공유의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기록물은 문서·자료·서적 등 전통적 형태에서 디지털 콘텐츠로 확장한 지 오래다. 라키비움은 콘텐츠의 통합관리에 따른 예산 절감 면에서도 경제적이다. 여기에 콘텐츠 분산 보관에 따르는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자료를 한데 모으는데서 오는 융복합적 시너지 기능도 만족도를 높인다. 콘텐츠의 수요공급 환경이 급변하는 추세에 순발력 있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정보 이용자들은 지구촌의 각종 콘텐츠를 검색하고 열람하는 공간을 넘어 휴식과 치유까지 누리는 공간을 원하고 있다. 도서관만 해도 기록물이나 콘텐츠를 활용한 전시는 보편화했다. 소장 기록물이나 콘텐츠를 보여주는 차원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기획을 통해 퍼포먼스나 미디어아트 형태로 전시회를 열기도 한다. 퐁피두국립미술문화센터는 도서관과 미술관·공연장에다 휴식 공간을 결합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리슐리외는 역사 유물을 선보이는 곳이지만 전시 갤러리에 도서관과 정원 공간을 한 데 묶어 실내 및 야외 공간의 장점을 살리면서 학습과 휴식·힐링을 동시에 취하게 했다. 디지털 관점에서 라키비움을 보면 유로피아나·GLAM·DPLA 등의 조직을 꼽을 수 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소장 자료와 디지털 자원의 융합과 연계를 추구하지만, 단순히 온라인 공간에만 머물지 않고 온오프 융합을 지향한다.
라키비움이 다루는 영역은 도서관과 미술관·박물관 콘텐츠에 국한하지 않는다. 라키비움 모델은 데이터 융복합화 시대에 부응한다. 사진・동영상・녹음자료 같은 시청각 자료, 문서・회의록 등 종이기록물, 스토리텔링이나 참여체험 형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데 적합하다. 디지털 콘텐츠 관점에서 보면 K콘텐츠가 하나의 예다. 드라마와 영화의 개별 콘텐츠뿐만 아니라 드라마 대본과 영화 시나리오, 스크립터, 각종 제작도구나 소품도 기록과 열람, 대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K팝 음반과 관련 포스터·응원봉·굿즈도 마찬가지다. K팝의 경우 아티스트의 소장품은 물론 음악 활동 관련 물품이 모두 저장 기록물이자 공유물이 될 수 있다. 이런 콘텐츠들은 사실상 자자손손 전승할 시대 유산이나 유물로 손색이 없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문화와 생활방식을 향유 체험하기 위해 몰려오고 있다. 이런 때에 국내 미술관·도서관·박물관은 K컬처 콘텐츠의 소장과 활용에 좀더 적극 임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K컬처와 K콘텐츠를 아우르는 라키비움 공간을 구축해 세계의 K컬처 팬들을 매료시켜야 한다. 라키비움은 온라인 확장에 따라 국내라는 장소적 개념을 뛰어넘는 것이기 때문에 지구촌 곳곳에서 라키비움을 통해 한류를 즐기는 일이 용이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