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열흘만…보훈부, '건국포상' 김덕린 北 위문 재조사·취소 검토

광복절 열흘만…보훈부, '건국포상' 김덕린 北 위문 재조사·취소 검토

조성준 기자
2026.08.2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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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中 '영화황제' 김덕린 선생…북한군 위문단 참가 의혹
대국민 검증도 거치지만, 자체 파악 능력 미비 한계

우사 김규식 선생의 처조카 고(故) 김덕린 선생/사진=국가보훈부 제공
우사 김규식 선생의 처조카 고(故) 김덕린 선생/사진=국가보훈부 제공

국가보훈부가 지난 광복절 '건국훈장' 포상을 받은 고(故) 김덕린 선생에 대한 서훈 취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 선생에 대해서는 6·25전쟁 중 북한군 위문단에 참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보훈부는 25일 언론공지를 통해 "김덕린 선생의 행적을 재조사하고 포상 취소 여부를 위한 공적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공적 심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대국민 공개검증 제도를 거쳤음에도 문제가 되는 행적을 파악하지 못한 데 대한 문제가 지적된다.

일제강점기 '김염'으로 활동한 김덕린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외무총장 김규식 선생의 처조카로, 중국에선 '영화 황제'로 불린 인물이다. 그는 1924년경 중국 상해에서 고모부 김규식이 운영하는 민족교육기관 남화학원에 재학하며 항일의식을 키우고, 이후 대한민국 임시정부 활동을 지원했다.

1931년 만주사변 이후 상해, 남경 등지에서 일본의 대륙 침략이 본격화되자 일본의 침략상을 고발하고 항일의식을 고취하는 다수 영화에 주연 배우로 열연하는 등 독립운동의 공적을 인정받아 올해 제81주년 광복절에 건국훈장(애족장)이 추서됐다.

하지만 광복절이 열흘도 지나지 않은 전날 한 언론은 광복절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영화배우 김덕린(김염)이 6·25전쟁 중 중국 정부가 조직한 공식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돕는다)' 위문단에 참가, 북한을 방문해 공연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보훈부는 "공적 조사·검증 과정에서 1952년 10월 김덕린 선생이 6·25전쟁 중 '항미원조' 위문단에 참가했다는 내용은 논의되지 않았다"며 "재조사를 진행한 후 공적심사위원회에 부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보훈부는 포상을 위한 검증 과정에 대한 설명도 내놨다. 보훈부 관계자는 "독립유공자 포상을 위한 공적 심사를 위해 자체 보유 기록뿐만 아니라 국가기록원, 국사편찬위원회, 독립기념관, 국회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등 독립운동 자료 수집 유관기관의 원전 자료를 토대로 독립운동 공적 및 행적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포상 예정자에 대해서는 대국민 공개검증도 실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광복절 계기 공개검증도 지난 6월15일부터 7월5일까지 20일간 이뤄졌다고 했다.

정부는 독립운동가 가운데 월북하거나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행적이 뚜렷한 경우 훈장을 수여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보훈부 공적심사위원회는 통상 서훈 신청자나 발굴 기관이 제출한 공적 증빙 자료를 바탕으로 독립운동 사실 여부를 우선 검증하고 있다. 다만 제출되지 않은 해방 이후의 행적이나 해외 문헌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발굴·검증하기 어려운 행정적 한계도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국민 검증 제도를 2023년 7월 도입했다. 서훈 심사 및 재검증 단계에서 주요 공적 내용을 온라인 등에 미리 공개해, 민간 연구자나 일반 국민이 이의를 제기하거나 증거 자료를 제보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이같은 검증 과정에서도 결격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보훈부도 최대한 철저한 검증 절차를 운영하고 있지만, 김 선생의 사례처럼 해외 사료까지 포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인정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포상 추서 이후 공적에 대한 의혹 제기가 대개 수년이 흐른 후 이뤄지거나, 추가 사료가 연구 과정에서 밝혀진 후 드러나 취소된 적은 있지만, 이번 사례처럼 포상 후 짧은 기간 내 의혹이 제기된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대국민 공개 검증을 거쳤음에도, 중국에서 주로 활동한 인물에 대한 활동 지역의 문서도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은 검증 과정에서의 한계점을 명확히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훈부는 김 선생에 대한 공적 재조사를 마치는 대로 포상 취소 등 적극 대응을 예고했다. 이와 함께 공적 검증 과정에서의 한계·미비점도 검토하고 개선점 마련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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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 보훈부를 출입합니다. 외교·안보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쉽고 재미있게 현안을 전달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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