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허·보험도 없이 등록도 안 한 오토바이를 몰다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고 달아난 운전자를 피해 차주가 직접 찾아낸 사연이 알려졌다. 차주는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에서 본 "범인은 반드시 범행 현장으로 돌아온다"는 말을 떠올려 운전자를 추적했다고 한다.
3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피해 차주 A씨는 지난 25일 저녁 대전 사무실 앞에 세워둔 자신의 차량 뒤범퍼에서 타이어 자국과 붉은색 긁힌 흔적을 발견했다. 차량 주변에는 음식물로 보이는 오물도 흩어져 있었다.
사고 시점을 알 수 없었던 A씨는 밤새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다. CCTV에는 같은 날 오후 3시30분쯤 빨간색 오토바이가 맞은편 차량을 피하려다 A씨 차량을 들이받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사고 직후 9분간 쏟아진 음식물을 정리한 뒤 그대로 현장을 떠났다. 차량 앞 유리에 A씨의 연락처가 있었지만 연락하지 않았다. CCTV에 찍힌 오토바이에는 번호판도 없었다.
A씨는 운전자가 인근 식당에서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는 사람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다 '명탐정 코난'에서 본 "범인은 반드시 범행 현장으로 돌아온다"는 말을 떠올리고, 사고가 발생한 시간대에 오토바이가 지나간 동선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인근을 돌던 A씨는 결국 CCTV 속 운전자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남성을 발견했다. 남성이 몰던 오토바이는 영상 속 차량과 같은 빨간색이었고 음식물 수거통의 모양도 같았다. 번호판이 없는 것까지 일치했다.
A씨가 "왜 제 차를 들이받고 그냥 갔느냐"고 묻자 남성은 "제가요?"라며 사고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A씨가 CCTV 영상을 보여주자, 남성은 자신이 운전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고가 난 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현장에 경찰을 불렀다. 경찰이 오토바이에 번호판이 없는 이유를 묻자 남성은 "돈이 없고 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A씨가 면허 보유 여부도 확인해 달라고 요청하자 남성은 운전면허도 없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현재 자차보험으로 차량을 수리한 뒤 보험사가 남성에게 수리비를 청구하도록 구상권 행사를 요청한 상태다. 다만 남성이 경제적 형편이 어렵다고 밝힌 만큼 실제 수리비를 받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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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차량에 연락처까지 남겨뒀는데 아무 말 없이 떠난 게 가장 괘씸했다"며 "당시 연락해 사과만 했어도 그냥 넘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