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 간격으로 연이어서 화재
도주 4시간 만에 용의자 검거
4년전 같은 건물에 범행시도
20일 낮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빌딩 2곳에서 7분 간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시민 19명이 다쳤다(중상 5명, 경상 14명). 경찰은 방화 용의자를 추적해 사건발생 약 4시간 만에 검거했다. 용의자는 4년 전 동일 건물에서 방화를 시도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54분과 낮 12시1분에 강남구 역삼동의 빌딩 2곳에서 각각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화재가 발생한 두 건물 사이 거리는 200~300m에 불과하다. 불이 난 두 건물 사무실에는 특허법인 회사가 위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관계자는 "불이 난 두 건물 사이 연관성은 경찰이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잇따라 발생한 화재가 동일한 방화범의 범행일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용의자를 추적했다. 방화 용의자 A씨는 역삼동에서 불을 낸 후 동대문구 등을 거쳐 종로구 동묘앞역까지 약 4시간 동안 도주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4시16분 동묘앞역에서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약 4년 전에도 이번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서 한 차례 방화를 시도하다 구속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자세한 방화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번 연쇄화재로 시민 총 19명이 다쳤다. 먼저 신고가 접수된 신명빌딩에서는 중상 2명, 경상 9명 총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30대 여성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이후 이송과정에서 호흡이 돌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시민 60여명은 현장에서 자력으로 대피했다.
약 7분 뒤 두 번째 화재신고가 들어온 한양빌딩에서는 연기를 흡입하거나 화상을 입는 등 중상자 3명, 경상자 5명이 나왔다. 일부 시민은 연기를 피해 유리창을 깨고 나오다 부상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들은 인근 병원으로 분산이송돼 치료 중이다.
이날 화재 목격자 A씨는 "사무실 탕비실에서 폭발하듯 연기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불길이 강해 건물 안 시민들이 창문을 깨고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방화범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시너를 들고 있는 것을 봤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목격자 B씨는 "건물 5층에 있었는데 아래층에서 펑펑 터지는 소리와 창문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현장에는 소방·경찰 인력 291명과 장비 56대가 동원됐다. 소방은 한양빌딩과 신명빌딩 화재를 각각 오후 12시35분과 2시20분에 완전히 진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