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정부지출 때문…복지 부담 세대 간 분산시켜야"

월스트리트의 전설로 불리는 스탠리 드러켄밀러 듀케인패밀리오피스 회장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채권시장 개입을 비판했다. 인위적으로 미국 장기국채 금리를 낮추려 하면 미국 국채시장 신뢰도를 깎아 더 큰 비용을 초래할 것이란 경고다. 두 사람은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에서 함께 일했고 드러켄밀러가 베선트 장관의 멘토로 불렸을 만큼 가까운 사이다.
드러켄밀러 회장은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채권시장이 말하게 두라'라는 기고를 내고 미 재무부가 지난 19일 장기채 바이백(재매입) 방침을 발표한 데 대해 "40억달러라는 액수를 뛰어넘는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미국 장기채 금리가 상승하면 연방정부의 부채 이자 부담,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난다. 고유가, 고물가로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게 미국 장기채 금리 상승은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미 재무부는 국채금리를 낮추려 한다.
하지만 드러켄밀러 회장은 국채 바이백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장기채 금리를 끌어내리기 위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장기채 금리가 19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것은 과도한 정부지출과 인플레이션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재무부가 (채권시장에) 개입한 바로 그 주에 국가부채는 40조달러를 넘어섰다"며 "(연방정부의) 순이자비용은 이번 회계연도에 1조1000억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방예산보다도 많은 액수"라고 지적했다.
그 근본원인은 정치권에 있다고 봤다. 복지를 줄여 재정적자를 축소해야 하는데도 선거 때문에 공화, 민주 누구도 복지 축소를 의제로 올리지 않는다는 것. 그는 "두 정당 모두 지난 10년 간 아무런 계산 없이 복지 지출을 확대하기만 했다"며 "의회와 행정부는 시장 신호가 없다면 사회보장 지출을 아예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은 대개 단기채를 대량 발행해 장기채 매입 자금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시장에 풀린 장기채를 단기채로 바꿔치기하는 것에 불과한데, 이 경우 연방정부 이자부담과 재정은 연준의 금리 결정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 단기채는 연준 금리 결정 같은 단기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드러켄밀러 회장은 "단기채로 장기채 매입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연준이 아닌 재무부가 시행하는 양적완화와 같다"며 재정정책을 담당해야 할 재무부가 통화정책에 개입함으로써 통화정책 독립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확대된 바이백 정책은 하필 중간선거 막바지에 진행된다"며 "정치일정에 맞춘 것처럼 보이는 정책은 지난 2세기 동안 축적된 국채 시장의 신뢰도를 앗아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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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현재 금리 수준이라면 2033년에는 (연방정부가 지출하는) 이자비용이 국내총생산(GDP)의 4.5%에 달한다"며 "사회 보장 제도를 점진적이고 정직하게 개혁해 청년 세대만 부담을 지지 않도록 부담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채권시장이 가장 중요한 신호를 보내는 지금 미국 정부는 잘못된 편에 서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베선트 장관은 24일 기자회견에서 국채 바이백 관련 "아직 채권을 한 건도 매입하지 않았다"며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