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집트 왕실의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오스트리아 빈의 유명 박물관에서 대낮에 도난당해 현지 경찰이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2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B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남성 2명이 지난 27일 오후 오스트리아 빈 응용미술관(MAK)의 유리 진열장을 망치로 깨고 전시 중이던 목걸이를 훔쳐 달아났다.
도난당한 유물은 프랑스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이 1938년 이집트 왕실 의뢰를 받아 특별 제작한 목걸이다.
이집트 나즐리 왕비는 1939년 딸 파이자 공주가 훗날 이란 국왕이 되는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 왕세자와 결혼할 당시 이 목걸이와 함께 같은 디자인의 티아라를 착용했다.
이 목걸이는 가슴 앞부분을 넓게 덮는 턱받이 형태로, 다이아몬드가 장식된 햇살 모양의 디자인이 특징이다. 백금 바탕에 총 200캐럿이 넘는 브릴리언트컷·바게트 컷 다이아몬드 673개가 세팅됐다.
반클리프 아펠이 제작한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작품으로, 2015년 12월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 당시 430만 달러(현재 기준 한화 약 59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용의자들은 정상적으로 입장권을 구입한 뒤 마스크조차 쓰지 않은 채 전시장에 들어와 범행을 저지르는 대범한 모습을 보였다.
용의자들의 얼굴은 미술관 내부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고, 현지 경찰은 이들의 인상착의 사진과 함께 공개 수배령을 내렸다.
용의자 중 한 명은 총기를 소지한 것으로 추정되며, 범행 후 도보로 빈 시립공원 방향으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난당한 목걸이는 인터폴의 도난 미술품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검은색 의상과 흰색 밑창의 어두운색 운동화를 착용했으며, 신장 약 175㎝의 마른 체격에 흑발과 검은 턱수염을 기른 모습이다.
오스트리아의 '크로넨 차이퉁'은 경찰이 범죄 조직의 의뢰를 받은 용의자들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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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응용미술관은 지난 6월부터 반클리프 아펠의 작품 300여 점을 전시 중이었다. 오는 9월 27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던 전시는 도난 직후 잠정 중단됐다가 지난 28일 관람을 재개했다.

나즐리 왕비의 증손녀인 파우지아 파루크는 지난 29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할머니 나즐리 왕비의 역사적인 목걸이가 빈에서 도난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큰 슬픔을 느꼈다"며 "이 작품은 뛰어난 예술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지닌 보석일 뿐만 아니라 우리 가문의 역사와 이집트 문화유산과 정체성의 대체할 수 없는 일부"라고 밝혔다.
이어 "관련 당국과 국제기구가 이 유물의 안전한 회수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믿는다. 유물이 회수된 이후 존엄성을 가지고 보존되고 보호돼 그 역사와 문화적 의미가 후세에까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근 유럽 박물관 곳곳에서는 최근까지 도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도둑들이 침입해 약 1억달러(약 1370억원) 규모의 왕실 보석을 훔쳐 달아난 바 있으며, 지난달 프랑스 랄리크 박물관에서 약 460만 달러(약 63억원) 상당의 보석이 도난당했다. 지난 27일에는 스페인 빌레나 박물관에서 도둑들이 침입해 청동기 시대 금팔찌와 대접 등 귀금속 유물 50여 점을 훔쳐 달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