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로열 협력사'들이 적극적인 상생협력에 나서야할 때입니다"
삼성전자, LG, 현대기아차, 포스코 등 대기업들의 상생협력 대책이 잇따라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의 한 CEO는 이렇게 하소연했다.
이 회사는 대기업 1차 협력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이른바 2차 협력사다. 몇 해 전부터 1차 협력사들은 대기업들로부터 100% 현금결제를 받고 있지만, 정작 이 회사가 물품 대금으로 지급받는 것은 아직까지도 어음이다. 이 탓에 생산설비 증설 등에서 당장 현금이 없어 애로를 겪은 일이 한두번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원자재가 상승으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지만, 그나마 유지돼왔던 거래관계가 끊길까 두려워 인상요구는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는 "앞으로는 대기업들로부터 직접 저리로 경영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된 것이 그나마 위안이지만, 그마저도 구체적인 대출요건 등이 나와 봐야 알 것"이라고 토로했다.
삼성, LG,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협력사 지원 후속안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2, 3차 협력사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1차 협력사들의 횡포(?)가 개선되지 않는 한 정작 2, 3차 협력사들에게 돌아갈 혜택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그동안 대기업들이 2000년도 중반부터 중소기업들과의 다양한 상생경영을 펼쳐왔지만, 불만의 목소리가 줄어들지 않는 데는 이같은 다단계 하청구조가 근본적인 이유다.
실제삼성전자(186,300원 ▼13,100 -6.57%), LG, SK 등은 몇해전부터 협력사들과 100% 현금결제 혹은 현금성 결제를 해왔으며, 설비증설 등에서는 무이자 대출제도도 시행해왔다. 그러나 지원 혜택은 1차 협력사에 머물 뿐 이로 인한 수혜가 2, 3차로 확대되지 않고 있다.
대기업들로부터 현금으로 결제받고 정작 하청업체들에게는 어음을 지급하면서 '이자혜택'을 누리는 1차 협력사들도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대기업들이 최근 다시 내놓은 상생협력 대책 안에도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1차 협력사들의 2, 3차 협력사와의 공정거래 항목을 주된 평가요소로 반영해 공급물량 확대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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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1차 협력사에 대해 2, 3차 협력사와의 거래관계 개선을 요구하면 자칫 공정거래법상 '부당 경영간섭 행위'에 저촉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직접적인 '컨트롤' 보다는 간접적인 '당근책'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정작 2, 3차 협력사들 상당수가 당장 이같은 실효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법제도적 한계로 이들 대책이 아직까지는 '검토' 수준의 안(案)에 불과한데다, '단가'가 최대 현안인 상황에서 협력사들의 공급가 문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중소기업간 거래와 더불어 중소기업-중소기업간 불공정 거래관행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메스를 가해야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말 발표 예정인 '대-중소기업 거래질서 확립방안'에도 이 부문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앞서 1차 협력사들도 본격적인 상생 마인드를 가져야한다는 지적이 많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우선적으로 건강한 생태계가 조성돼야한다'는 글로벌 경쟁시대의 진리는 더 이상 대기업에게만 통용되는 진리는 아닌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