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홍콩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차세대 미러리스카메라 'NX100' 제품 발표회. 이날까지 'NX100'의 디자인이나 사양 등 구체적인 정보는 삼성전자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없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1급기밀'이었던 까닭이다. 당시 현장 취재에 나선 기자들도 발표 무렵 구체적인 정보를 알아냈을 정도다.
삼성전자뿐 아니다. 캐논과 니콘, 소니 등 일본의 카메라 제조업체들도 전략제품 발표 행사 당일까지 신제품 정보는 물론 심지어 모델명까지도 기자들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이들의 한국법인 직원들도 '비밀유지'를 조건으로 업무상 관계 직원만 알려줄 뿐이다. 특정 국가에서 정보가 미리 노출되면 관계자는 물론 현지법인 자체가 본사로부터 불이익을 감수해야 된다. 행사 준비를 위해 외부 대행사와 카탈로그나 광고CF 제작계약을 할 때도 '비밀유지'를 최우선 조건으로 내건다.
카메라업계가 주요 전략제품 출시정보를 '1급기밀'로 분류하는 등 '첩보전'을 마다않는 이유는 업계 경쟁이 치열해 제품정보 노출로만 적잖은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이 이른바 '초치기'를 할 수 있는데다 기존 히트제품의 판매가 대기수요로 인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물론 제조업체들의 철통보안에도 신제품 출시 1~2개월 전 전문 누리꾼에 의해 관련 정보가 알려지곤 한다. 협력사, 외주 대행업체, CF업계 등 정보가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NX100'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초 삼성 카메라 광고모델인 한효주씨가 신제품을 들고 있는 사진이 유출되면서 디자인이 외부에 처음으로 새나갔다. 이후 아이펑션렌즈 기능 등 'NX100'의 사양들이 하나둘씩 네티즌들 사이에 떠돌았다. 새로운 정보들이 빠져나갈 때마다 삼성전자 내부가 발칵 뒤집혔다.
소니 역시 해외에서 베타테스터가 들고 있던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신제품이 몰래카메라에 포착되면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스파이샷 공개에 따른 업계의 대응은 각양각색이다. 가장 흔한 대응이 시인도 부정도 하지않는 '모르쇠' 전략이다. '루머는 루머일 뿐이니 확인해줄 수 없다'는 반응이 그것이다.
'흔적'을 찾아 일일이 지우는 경우도 있다. 삼성 'NX100' 사진 유출 당시 삼성전자 측은 인터넷에 해당 정보를 퍼나른 네티즌들에게 일일이 정보 삭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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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사전 정보유출을 우려해 아예 '페이크'(fake) 전략을 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올림푸스와 소니의 미러리스카메라 'PEN'과 'NEX' 출시 당시가 그랬다. 미러리스카메라 출시를 예고한 이들이 실제 내놓은 신제품은 출시 6개월~1년 전 각종 전시회에서 선보이던 시제품 디자인(목업)과 확연히 달랐다. 경쟁사들도 전혀 다른 디자인과 사양에 깜짝 놀랐을 정도다. 이런 이면에는 신제품 출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신비주의 전략'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카메라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정보는 배우자에게도 알리지 말라는 주지를 들을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라며 "하지만 제조사에서 일부 정보를 흘려보내 이용자들의 반응을 떠보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