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책에도 협력사들 반응 '싸늘'…왜?

정부 대책에도 협력사들 반응 '싸늘'…왜?

박종진 기자
2010.09.29 16:37

슈퍼 '갑' 대기업들의 막강한 권력 넘기 어려워…"'암행어사제'라도 도입해야"

정부가 29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회의를 열고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추진대책'을 발표했지만 정작 산업 현장에 있는 부품 협력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중견 중소 협력사들을 살리려는 정부의 노력은 환영하지만 각종 대책의 실효성에는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절대적 '갑'의 위치에 있는 대기업들의 교묘한 횡포를 막기 위해서는 일종의 '암행어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이날 경기 및 영남지역의 1, 2차 부품협력사들은 정부의 대책을 환영하면서도 실질적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A부품사 임원은 "솔직히 기대하지 않는다"며 "정부의 의지가 실질적으로 일선 업체에까지 전달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이 꼽는 대표적 장애물은 대기업 파트별 담당 부서의 실적주의다. 정부와 기업 오너의 상생의지가 분명해도 실적 악화를 우려한 담당 부서가 부품사들을 거의 매년 옥죄기 때문이다.

물론 겉으론 납품단가 인하를 표가 나지 않게 한다. 이번 정부 대책안은 납품단가 부당감액 입증책임을 대기업이 맡도록 했지만 실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B협력업체 담당자는 "대기업이 마이너스 세금계산서를 떼는 등 교묘한 방법을 이용하기 때문에 겉으로 봐서는 납품단가의 강제적 인하를 확인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전횡이 가능한 이유는 대기업과 납품업체간의 '갑을관계'가 상상 이상으로 막강하기 때문이다. 영남권의 C협력사 측은 "어느 업체에서 불만이 나왔다는 소리가 새나가면 그 업체는 '죽었다'고 보면 된다"며 "아무리 정부가 중소기업 협동조합에 납품단가 조정협의 신청권을 부여해도 여전히 실제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정이 이러니 정부가 전담 조사팀을 꾸려 상설 감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종의 '암행어사'와 비슷한 제도다.

D부품사 관계자는 "매출액이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이 신통치 않은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를 당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국세청 등의 협조를 얻어 전권을 가진 정부 조사팀이 대기업의 거래내역을 뒤지지 않으면 오랜 악습은 적발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납품단가 인하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면 협력사들이 예측 가능토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E부품사 측은 "처음부터 향후 3년이나 5년 동안 납품단가 인하율을 명시토록 하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미리 대비할 수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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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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