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김영민 한진해운 사장… "수익성 방어와 신시장 진출 앞장"

딱딱한 사장실이라기보다는 은은한 서재에 온 느낌이다. 소중한 추억들은 담은 작은 액자들은 물론 많은 책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빌딩 10층에 있는 김영민 한진해운 사장(사진)의 집무실이다.
한진해운에 입사한 지 만 10년이 된 김 사장은 한진해운의 새로운 비상을 자신한다. 지난 2년 여간 피나는 노력과 물동량 증가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이제 신흥시장 진출과 수익성 방어를 통해 최대실적을 낼 수 있다는 게 그의 자신감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한진해운이 올해 매출 10조원을 처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그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해 해운업이 많이 회복됐는데, 2010년을 회고 한다면.
▶지난해 계선(운항을 중지하고 항구에 정박) 및 슬로우스티밍(배의 운항속도를 줄임) 등을 통한 뼈를 깎는 비용절감 노력을 했습니다. 아울러 상반기 물동량 증가에 따른 운임회복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업이익 기준으로 2009년 영업손실의 70% 수준까지 회복을 했으나 이는 작년에 기록한 손해를 일부 만회하는 수준입니다. 실제 이자 비용 등을 포함한 세전이익을 기준으로 하면 절반 정도 회복됐습니다.
―시황에 대해 안 물어볼 수가 없다. 어떻게 예상하고 있나.
▶업계 안팎에서 얘기하는 것보다 많이 회복하고 있습니다. 미국으로 향하는 물량이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으며 유럽으로 나가는 배들도 화물을 채워서 나가고 있습니다. 결국은 미국과 유럽이 견인을 해줘야 합니다. '이머징(신흥)&인트라 아시아Intra-Asia)' 시장의 성장도 속도를 내줘야하겠죠. 전반적으로 2010년에는 미치지 못하나, 긍정적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벌크부분의 어려움은 어느 정도 예상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결국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선박 공급과잉 문제와 그리스로부터 촉발된 유럽지역의 재정위기 상황, 미국의 민간 소비회복 지연 등을 잘 관리할 예정입니다. 결론적으로 올해 해운경기는 2009년보다는 좋고 지난해보다는 좀 못할 것 같습니다.
―선박 공급과잉 문제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해결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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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해운시황과 맞물려 공급과잉의 해소는 대부분의 선사가 가장 직면하고 있는 이슈입니다. 한진해운 역시 인수시기의 조정 등을 통해 급격히 선복량이 증가하는 것을 방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노선조정, 선복조절 등을 통해 과잉공급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배 발주 계획과 인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지난해 벌크선 2척(사선)을 발주했고 8척을 용선(빌린 배)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에는 중소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결정단계에 와 있다. 노후선 및 교체, 용선 만기도래 선박을 교체하기 위해서입니다. 선박 신규 발주비용이 고점 대비 약 25% 하회하는 수준이어서 선박 확보 적기라고 판단됩니다. 올해 들어오는 배는 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등 총 8척(사선) 정도가 될 것입니다. 유럽노선을 물론 신흥시장 및 중동 등의 노선에 투입될 것입니다. 유럽 노선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선복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흥시장 개척에도 노력하실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해 신흥시장 개척이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남미시장 및 아프리카 지역 공략을 위해 4개 노선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선복량도 늘렸습니다. 올해에도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을 잇는 남북항로 프로모션에 더욱 주력할 것입니다.
―투자도 늘어날까요.
▶해운업은 당연히 투자를 해야합니다. 물론 투자가 결정되면 2~3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일어납니다. 올해 새로 발생하는 투자규모는 작년대비 약 30%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경영계획도 긍정적인가요.
▶수익성 방어와 신시장 진출을 확대한다면 올해 순수 한진해운 매출만 약 95억달러가 될 것입니다. 작년대비 17%정도 늘어난 수치죠. 즉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올해 한진해운이 매출 10조원(원화기준)을 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한항공, 한진해운 등이 속한 한진그룹의)재무구조개선 약정 조기 졸업은 가능한지?
▶재무구조개선약정은 부실화가 우려되는 기업집단에 대해 주채권은행의 협조로 자구계획을 세워 유동성을 확보하고 차입금을 상환해 부채비율을 줄이는 게 목적입니다. 한진해운은 충분한 유동성이 확보돼 있고 증자 및 영업수지 개선을 통해 재무구조도 건실해졌으므로 약정의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됩니다.
약정으로 인한 대외신인도가 현저히 저하된 상태인데 마땅히 약정을 하루 빨리 탈피해 대외적인 기업 신뢰도를 회복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주사 전환 이후 평가는 어떠한가요.
▶지주사 체제 구축 이후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이 증대됐고 사업별로 독립적인 경영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됐습니다. 특히 한진해운은 (한진해운)홀딩스 출범목적에 따라 해운사업부문에 집중해 전문성을 더욱 제고시키고 있습니다. 덕분에 한진해운 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지주회사 체제에 대한 (투자자들의)지지라고 생각합니다.
-세계해운협의회(WSC) 이사 및 태평양 노선 안정화 협의체(TSA) 의장 등을 맡고 있다. 대외 활동으로 바쁘시겠습니다.
▶지난해 항공 마일리지만 20만마일을 기록했더군요. TSA에서 아시아선사 수장으로서 유럽, 미국 중심인 해운업계, 협의체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아시아 선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 분위기를 조성한 부분에 대하여는 큰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글로벌 해운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이슈는 무엇인가요.
▶해운사들이 IFRS(국제회계기준)로 회계기준을 변경하면, 정기용선 비용이 리스거래로 분류됩니다. 정기용선이 리스거래도 분류되면 해운사들의 리스부채가 증가하는 등 부채비율이 급상승하게 되는 거죠. 해운업 근간을 흔드는 이슈가 될 수 있는 사항이기에 반드시 관철돼야 할 사항입니다. 제가 이사회멤버로 있는 WSC에서도 이 건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한진해운에 입사한 지 만 10년째이시다. 금융업에서 오래 일하시다 국내 최대 해운사를 이끌고 계신데요.
▶21세기 해운업은 세계 물류 네트워크, 정보기술(IT), 금융 등이 촘촘히 얽힌 고부가가치 산업입니다.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의 투입 외에 대규모의 금융자본이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선박건조 이후에도 대규모의 운영자금 조달도 필요하고, 사업의 특성상 환율과 이자율의 영향에 노출돼 있습니다. 결국 금융이 없는 해운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최은영 회장과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회장님과 편하게 자주 연락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중요한 사항을 결정하거나 중장기적인 사업 방향 등을 계획할 때는 회장님과 함께 상의를 하고, 그 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제가 직접 결정하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직원들과 스킨십은 어떻게 하나.
▶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취임 초기부터 회사의 경영전반을 공유하는 '타운 홀 미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 쯤에도 '타운 홀 미팅(town hall meeting)'을 실시해 전 직원들과 함께 소통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최근엔 사내 웹진을 통해 소식을 주고받습니다. 소통공간(PDT와 우리들의 담벼락)을 마련해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젊은 사원들의 반응이 폭발적입니다.
-해운업계 발전을 위해 한마디 한다면.
▶구체적으로 얘기해본다면 해운업특성에 적합한 새로운 선박금융기관이 절실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와 금융권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해기사 단기 양성 지원 확대와 소말리아 해적 대처 방안도 논의가 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