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 라인' 이상화 사임·물러난 김종오 복직..."회생개시 위한 전략 수정" 해석
동양시멘트(17,350원 ▲2,080 +13.62%)가 법정관리 신청 직후 물러났던 대표이사를 6일 만에 신임 대표로 다시 선임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동양시멘트 법정관리에 반대하는 여론이 확산되자 이를 무마하고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이끌어 내려는 '전략 변화'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동양시멘트는 지난 7일 이상화 대표이사(전무)의 사임으로 김종오 대표이사(부사장)를 신규 대표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이 전 대표와 함께 동양시멘트 공동 대표를 맡고 있었으나 지난 1일 법정관리 신청 직후 사임했던 인물이다.
김 대표가 물러난 후 동양시멘트는 이 전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했다. 이 전 대표는 이혜경 부회장의 최측근이자 그룹 내 핵심 실세인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 전 대표가 급작스레 사임하고 불과 6일 만에 김 대표가 복직하는 이례적인 인사가 단행된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8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사임 당시 회사가 부도 직전에 몰려 경영실패를 책임지는 차원에서 그만뒀지만 주변에서 어려울 때 다시 복귀해달라는 부탁이 있어 복직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공학 박사 출신으로 1989년 동양시멘트에 입사한 '정통 동양맨'이다. 입사 후 줄곧 삼척 공장에서 품질관리, 엔지니어링, 생산업무 등을 담당했다. 김 대표는 이 전 대표의 사임과 관련해선 "제 복직과는 무관하게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임한 것으로 안다"며 "나는 전후 사정을 잘 모른다"고 했다.
이번 인사를 두고 뒷말이 나오는 것은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신청 배경은 물론 김 대표의 사임과 복귀, 이 전 대표의 사임 등 일련의 과정에 석연찮은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그룹 내에선 동양시멘트 법정관리를 결정한 그룹 내 의사결정권자들이 이 전 대표를 법정관리인에 앉히려던 계획이 여의치 않게 되자 어쩔 수 없이 김 대표를 다시 선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룹 모태인 동양시멘트는 업계 2~3위권으로 그룹 내 계열사 중 상대적으로 건실한 회사로 꼽혔다. 하지만 느닷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동양시멘트 법정관리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전략기획본부가 배제된 채 이 부회장과 김철 대표 등 그룹 실세들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대표가 법정관리 신청 직후 물러난 것도 '김철 라인'으로 통하는 이 전 대표의 관리임 선임을 위해서라는 말이 나왔다. 법정관리 절차를 통해 추후 동양시멘트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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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동양시멘트가 기존 관례나 다른 계열사들과 달리 서울중앙지법이 아닌 춘천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것도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유리하게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지법은 그러나 지난 4일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이송했다. 여기에다 개인투자자와 채권은행들의 반발로 관리인 선임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자 대표자 심문기일 이전에 서둘러 CEO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 대표는 "법정관리인 선임이나 회생절차 개시 여부 등은 법원에서 잘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